汎현대가 '선택'에 달렸다..'현대-KCC분쟁' 玄회장측 우위확보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증권선물위원회가 11일 KCC와 정상명 명예회장이 뮤추얼펀드 및 사모펀드를 통해 매입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78%를 처분할 것을 명령함에 따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경영권 유지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KCC로서는 범(汎) 현대가 및 소액주주의 지원을 최대한 이끌어 내 상황을 반전시켜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지게 됐다.
KCC가 보유하고 있는 엘리베이터 지분은 의결권을 상실한 지분을 제외하면 14.99%에 불과하다.
반면 현 회장 측의 지분은 30.05%.현 회장 측이 주주총회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매우 높다.
변수는 범 현대가가 KCC 쪽의 손을 들어줄 경우다.
범 현대가 7개 기업이 보유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이 15.40%인 만큼 현 회장측이 우호주주를 더 이상 확보하지 못한다면 KCC측이 경영권을 장악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결과적으로 범 현대가는 막강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하게 됐다.
◆범 현대가,KCC 지원 경우
범 현대가가 15.4%의 지분을 KCC에 몰아줄 경우 양측은 3월에 열릴 정기 주총에서 미세한 표 싸움을 벌여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현 회장측 지분은 30.05%다.
이중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자사주 1.38%를 제외하면 28.67%를 확보한 상태다.
이에 맞선 KCC는 처분 대상을 제외하면 지분율이 16.11%로 낮아진다.
이중 법원의 가처분 결정으로 의결권이 묶인 금강종합건설 지분 1.12%를 추가로 빼면 14.99%에 불과하다.
여기에 범 현대가 지분 15.40%를 더하면 30.39%로 표면적으로는 현 회장측보다 유리할 수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이 KCC의 불법성을 들어 강력한 제재 조치를 내린 상황에서 KCC가 유리한 표싸움을 벌이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증권가의 관측이다.
◆범 현대가,중립 유지 경우
경영권 다툼에 휘말리는 것에 대해 곤혹스러워 했던 범 현대가 기업이 중립으로 돌아서면 현 회장은 현대 경영권을 지킬 수 있게 된다.
자연히 경영권 다툼의 승자와 패자가 명확히 갈리게 된다.
특히 범 현대가가 중립으로 돌아선 상황에서 KCC측이 단독으로 엘리베이터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에는 부담이 클 것으로 보인다.
현 회장이 그동안 범 현대가 기업들을 상대로 중립을 지켜줄 것을 간곡히 요청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범 현대가,적극 중재의 경우
범 현대가가 이병규 전 현대백화점 사장 등 양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인사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로 진출시키는 방식으로 적극적인 중재에 나서면 분쟁은 일단 봉합될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양측 화해로 이어지긴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치열해진 싸움을 일정 기간 가라앉히는 정도의 효과를 거둘 것이란 얘기다.
오히려 양측은 수면 아래에서 우호주주 확보에 나서는 등 경영권 다툼이 장기전으로 흐를 수 있다.
이런 우려를 반영한 듯 현대측은 KCC의 현대경영권을 빼앗지 않겠다는 분명한 약속이 있어야만 범 현대가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범 현대가가 밝힌 3명의 이사 선임안을 선뜻 허용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주총장에서의 표대결이 불가피해진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