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산유량 감산 결정] 국제유가 최고 10% 더 오를수도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국제 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결정으로 3% 이상 급등했다.
OPEC는 10일(현지시간)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임시 총회를 열고 오는 4월1일부터 산유량 쿼터 1백만배럴, 쿼터외 생산량(일명 치팅ㆍCheating) 1백50만배럴 등 모두 2백50만배럴을 감산키로 결정했다.
이는 회원국 총 생산량의 10%에 해당한다.
OPEC의 원유감산 소식으로 뉴욕 시장에서 WTI(서부텍사스산 중질유) 3월 인도물은 배럴당 1.04달러(3.2%) 오른 33.87달러까지 뛰었다.
런던시장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가 전날보다 0.93달러 오른 30.04달러까지 급등했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 타임스는 11일 "일부 OPEC 회원국들은 달러가치 약세를 감안할 때 유가가 현재보다 배럴당 2~3달러 더 높아지는게 적당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전했다.
배럴당 최대 10%가량 더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 비수기, 유가 하락 방지가 목적 =OPEC가 예상을 깨고 생산쿼터를 줄이기로 전격 결정한 것은 비수기인 4월 이후 예상되는 유가 하락 요인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지의 반영이다.
11일 현재 OPEC의 기준 유가(바스켓 가격)는 목표가격대(22~28달러) 상한선인 28달러를 웃돌고 있지만, 4월 이후의 수요 위축을 감안하면 감산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OPEC가 생산쿼터를 4월부터 하루 1백만배럴 줄이겠다고 발표하면서, 본격 감산에 앞서 쿼터 외 생산량(치팅분) 1백50만배럴을 먼저 줄이겠다고 밝힌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번 감산 결정은 이라크가 본격적으로 원유 증산에 나설때 예상되는 수급 불안정도 염두에 둔 조치라는게 석유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올들어 하루 1백70만배럴을 생산 중인 이라크의 원유 생산량이 3월 이후에는 2백만배럴 이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현재의 고유가에도 불구, 실제 수입(산유국의 달러 구매력 기준)은 좋아지지 않았다는 산유국들의 인식이 감산에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다.
◆ 고유가, 당분간 지속될 듯 =이번 감산조치로 유가가 폭등하지는 않겠지만, 비수기에도 현행 강세 기조가 꺾이지는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감산 실행 시점이 비수기로 들어가는 4월 이후여서 시장이 받는 충격은 적으나,세계경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하락 요인도 그만큼 약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향후 유가는 미국과 중국의 경제회복 속도, 미국의 금리 인상 등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모건스탠리의 미국 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인 리처드 베르너는 "향후 국제유가는 미국 중국 등 세계경제가 유가 상승을 감내할 정도로 고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냐에 달려 있다"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