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대검찰청에 대한 국회 법사위 청문회에서는 문병욱 썬앤문그룹 회장과 김성래 전 부회장이 나란히 증인으로 출석,썬앤문그룹의 감세청탁 과정과 노무현 후보측에 전달한 정치자금 규모를 놓고 설전을 벌였다. 노 후보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에 대해 문 회장은 "2002년 12월7일 김해관광호텔에서 노 후보를 만난 뒤 수행비서인 여택수씨에게 신문지에 싼 3천만원을 일반 백화점쇼핑백에 담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전 부회장은 "신문지로 싼 현금뭉치 2개를 문 회장이 노 후보에게 직접 주는 것을 봤다"며 "한뭉치에 5천만원 정도로 추정돼 1억원이 건네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전 부회장은 "옷을 넣을때 쓰는 대형 비닐쇼핑백에 돈을 담았다"며 "전달 당시 노 후보는 호텔방의 테이블이 있는 소회의실에서 3∼4명과 함께 회의를 진행하고 있었다"며 당시 상황을 상세히 설명했다. 감세청탁에 대해서도 두 사람의 진술은 엇갈렸다. 김 전 부회장은 "노 후보와 손영래 전 청장의 통화사실을 알고 나서 국세청에 찾아가 담당 과장에게 알려줬고,담당 과장은 '손 청장을 만나 최종 세금액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고 구체적으로 진술했다. 한편 이날 청문회는 증인으로 채택된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노 대통령 후원회장을 지낸 이기명씨 등 주요 인물들이 대거 불참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