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가르히(소수특권계급)가 지배하는 러시아 경제에는 `발전 없는 성장' 만이 존재한다고 야블로코당의 그리고리 야블린스키 당수가 혹평했다. 야블린스키 당수는 자신의 저서 `주변부적 자본주의' 출판 기념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올리가르히가 좌우하는 러시아 경제에는 중.장기적으로 미래가 없다"며 이같이 주장했다고 주요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그는 "국가 신용 등급이나 외환 보유고 등 각종 경제 지표들은 최근 급격히 좋아지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것들이 사회 발전에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블린스키 당수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이 현재 중산층 생활을 영위하고 있으나 나머지 대다수는 극빈 생활을 하고 있다"면서 "유럽의 경우 교사와 의사, 기술자,경영인 등이 중산층을 구성하고 있는데 러시아는 이같은 중간 계층이 매우 빈약하다"고 설명했다. 야블린스키 당수는 "소련 시절 우리는 `고스플란'이란 중앙 계획기구를 갖고 있었으나 현재는 `고스클란(소수 특권계층을 지칭)'이 그 기능을 대신하고 있다"면서"과거나 지금이나 일부가 국가 전반을 통제하기는 마찬가지"라고 소수 지배 체제의폐해를 꼬집었다. 그는 또 "모든 국가 정책이 현재 150명 미만의 소수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면서"의회나 기업, 언론, 법원 등 모두가 1인에 의해 좌우된다"고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과두 통치 체제를 비판했다. 이어 "러시아 경제 체제의 가장 큰 취약점은 재산권 보장이 확실하지 못하다는점"이라며 "어느 누구도 재산권을 확실히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야블린스키 당수는 "20-30명의 올리가르히가 국부의 70% 이상을 독점하는 경제체제가 개선되지 않는 한 장래가 없다"면서 "소수 독점 체제를 하루빨리 허물어야한다"고 촉구했다. 푸틴 대통령에 비판적인 야블린스키 당수는 그동안 해박한 경제 지식을 토대로`러시아의 엉터리 자본주의'(1998), `비(非)현대화'(2002) 등 60여권의 저서와 논문을 발표했으나, 지난해 12월 국가두마(하원) 총선에서 교섭 단체도 구성하지 못하는참패를 당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봉준 특파원 joon@yonhap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