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투자자들은 항상 고수들의 투자방식에 많은 궁금증을 갖게 마련이다. 남들은 나와 다른 투자비법이 있는 것 처럼 생각되는 탓이다. 이로써 이번 부동산 토지관련 특집에서는 땅 투자 경력이 많은 투자자들의 투자원칙을 꼼꼼히 따져봤다. 사람마다 투자원칙이 다르다보니 서로 겹치거나 상반되는 투자전략도 있다. 그러나 토지 투자를 생각한다면 선배들의 다양한 투자전략을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싸게 사는 것이 남는 것 학교 선생님인 P씨는 투자경력 20년의 베테랑이다. 그는 20년의 경험을 통해 한가지 투자원칙을 세웠다. 살 때 싸게 산다는 것이다. P씨는 땅값은 올랐다고 해서 오른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옆사람이 오른 가격에 팔았다고 해서 내가 그가격에 팔 수 있다는 보장은 없다. 환금성이 너무 떨어지는 까닭이다. 그래서 P씨는 '싸게 사는 것이 돈버는 것'이란 원칙을 세우게 됐다. 싸게 사는 방법은 역시 좋은 부동산을 찾는 것이다. 실력있는 부동산, 양심적인 부동산을 단골 부동산으로 만드는 것이다. 단골 부동산은 급매물이 나오면 최우선적으로 단골 손님에게 가져오게 돼있다. 그런데 시골 땅 중엔 때로는 어처구니 없이 싼 급매물도 있다. 주인이 시세를 잘 모르거나 급한 사정이 있어 팔 땐 턱없이 싸게 나오기도 한다. 이런 물건을 잡으면 살 때부터 20∼30%는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환금성이 최우선 A씨는 지난 98년 IMF 외환위기 때 10년 보유한 밭 7백평과 논 3백평을 매입 당시 가격으로 처분한 적이 있다. 10년 동안 애물단지로 여기고 있다가 외환위기를 맞아 할 수 없이 처분했다. 그는 실패의 가장 중요한 원인을 너무 멀리 있는 지방 땅을 샀다는데 있다고 보고 있다. 너무 멀리 있다보니 10년 동안 서너번 가볼 정도로 관리할 틈이 없었다. 수도권이나 개발예정지가 아니어서 땅값도 좀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오래 보유해봤자 큰 재미가 없었다. 게다가 환금성도 없어 처분하기도 마땅찮았다. 그래서 A씨는 투자시 절대로 수도권을 벗어나지 않는다. 내 사전에 매도는 없다 땅 부자인 B씨는 한번 산 땅은 절대로 팔지 않는 다는 원칙을 가지고 있다. 상당한 고수인 그는 땅을 신중에 신중을 기해 매입한다. 그리고 나서 한번 사면 절대 팔지 않는다. 부득히 팔 경우가 생기면 다른 곳에 싼 땅을 그만큼 사둔다. 땅만큼 좋은 투자처는 없다고 생각하는 까닭이다. 그는 땅 값은 지속적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고 믿고 있다. 아파트는 마구 지을 수 있지만 땅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개발정보도 완벽하진 않다 J씨는 개발정보를 1백% 믿지 않는다. 의사인 그는 IMF 외환위기 전 그동안 번 돈 4억원을 한 땅에 한꺼번에 털어넣었다. 지역유지로부터 조만간 도로가 날 것이란 1급정보를 입수한 뒤 과감하게 땅을 사들였다. 금방 팔아도 5배는 남길 수 있다는 유지의 말에 마냥 행복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땅을 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외환위기가 닥쳤다. 개발계획은 무효가 됐다. 땅을 같이 사고 개발에 적극 협조키로 했던 고위 공무원은 딴 데로 발령나 가버렸다. 성공여부는 중개업소에 달렸다 H씨는 토지투자 성공의 관건은 유능한 중개업소를 찾느냐 여부에 달려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지역 토박이라서 지역 토지시장에 대해 밝고, 양심적이어서 인정작업을 하지 않는 중개업자를 최고로 친다. 그는 특정지역을 공략할 때 중개업소란 중개업소는 모두 돌아다닌다. 한두번 거래해본 뒤 믿을 만 하면 단골로 삼는다. 단골로 삼으면 급매물이나 투자가치가 있는 매물을 우선적으로 가져다 준다. 시장동향도 정기적으로 브리핑해준다. 도로를 따라 돈을 묻어라 토지 투자경력 10년의 P씨는 무조건 새로 나는 길을 따라 돈을 묻는다. 길이나면 땅값이 오른다는 것을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 서해안고속도로가 대표적인 사례다. 태안 서산 당진 등 서해안 고속도로가 지나는 곳의 땅값은 발표시점에도 많이 올랐지만 시간을 두고 계속 오르고 있다. 주변에 공장이 많이 생기고 그 길을 타고 놀러가는 사람이 많이 생기면서 땅의 가치는 지속적으로 올라가고 있다. 그래서 P씨는 고속도로 고속철도 국도 등의 건설계획 발표를 항상 챙긴다. 일반 사람들은 정보가 공개됐으니 더이상 먹을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는 발표 후에 들어가도 충분히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고 있다. 보상시점을 노린다 L씨는 토지보상시점을 투자 포인트로 삼는다. 신도시 산업단지 등의 개발이 이뤄지면 원주민에게 보상금이 풀린다. 보상금을 받은 원주민들은 다시 주변 땅을 사게 된다. 금리는 너무 낮고 주식은 위험한 까닭이다. 또 땅으로 돈을 만진 사람은 다시 땅에 투자하게 돼 있다. 게다가 사람은 자신이 살고 있던 지역을 떠나지 않으려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 주변 땅을 사면 취ㆍ등록세도 면제된다. 실제 판교신도시에서 2조5천억원 이상의 보상금이 풀리지 용인 광주 등 주변지역 땅값이 들썩이고 있다. L씨는 그래서 토지보상 시점 몇개월 전에 매입에 들어간다. 이후 보상이 시작되면 털고 나온다. 이렇게 하면 가격 상승을 기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요자가 많아 토지의 최대 약점인 환금성 문제도 해결된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