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택시장에서는 저렴한 가격을 우선하기보다 상품의 질(質)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고급 주상복합 분양시장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자금 동원력이 막강한 부유층 수요자를 중심으로 '집값이 좀 비싸더라도 품질 좋은 아파트에 살고 싶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웰빙 트렌드가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초 분양에 들어간 한일건설의 삼성동 '채널리저브'(1백41가구)는 초기 계약률이 80%를 웃돌았다. 반면 지난해 말 초기 계약을 마친 영풍산업의 서초동 '레지나 카운티'(58가구)는 30%대, 지난달 선보인 남광토건의 서초동 '쌍용플래티넘'(2백56가구)은 초기 계약률이 40%대에 불과했다. 평당 분양가는 채널리저브가 1천9백만원, 레지나 카운티가 1천5백만원, 쌍용플래티넘이 1천4백만원이었다. 시공업계는 한일건설 채널리저브의 분양 성공에 대해 예상 밖이라는 반응을 보인 반면, 시행사 등 전문가들은 예상된 결과라고 평가했다. 한 시행사 관계자는 "성공에는 그만한 비결이 있다"며 "파격적인 평면설계, 넉넉한 서비스면적, 고급 마감재 등 3박자가 맞아떨어진게 성공비결"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4베이로 설계된 평면은 주상복합 아파트로서는 파격적인 시도였다는 평가다. 타워형으로 짓는 주상복합에선 3베이 이상이 나오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넉넉한 서비스(발코니) 면적을 제공한 전략도 적중했다. 서비스 면적은 분양가에 포함되지 않은 채 덤으로 주어지는 공간이어서 실수요자들이 가장 꼼꼼히 따져보는 부분이다. 업계 관계자는 "강남에서 집을 마련하려는 수요자는 체크리스트를 들고 다니며 꼼꼼히 따져본다"며 "호황기엔 분양만 하면 사람이 몰렸으나 시장이 가라앉으면서 품질이 뛰어난 제품이 아니면 성공하기 힘들게 됐다"고 말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