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우주국(ESA)은 11일 화성착륙선 `비글 2호'의 실종을공식 선언했다. 영국 과학자들이 화성의 생명체를 찾기 위해 만든 소형 비행체인 비글 2호는 지난해 12월25일 화성 표면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통신이 두절된 채 사라졌다. ESA는 이날 성명을 통해 비글호 운영위원회가 지난 6일 소집돼 "상황을 판단한결과 비글 2호의 실종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ESA 감찰관 르네 본느푸아를 단장, 영국우주항공업계 전직 이사인 데이비드 링크를 부단장으로 조사위가 구성돼 비글2호의 실종을 초래한 상황에 대해집중 조사할 계획이다. 장-자크 도르뎅 ESA 사무총장은 "ESA는 회원국들의 참여로 이뤄진 조직인만큼좋은 경험과 나쁜 경험에서 배운 교훈을 공유하는 것은 협력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비글 2호의 모선인 유럽 화성탐사선 `마스 익스프레스'는 지난해 성탄절에 화성궤도에 진입해 성공적으로 작동되고 있다고 ESA는 밝혔다. 마스 익스프레스는 지난달 화성의 남극에 방대한 얼음이 있다는 추정들을 확인하는 자료를 지구로 전송하기도 했다. 비글 2호는 지난해 12월 19일 일정대로 마스 익스프레스에서 분리됐으나 엿새후로 예정됐던 화성 표면 착륙 후 지구와의 교신에 실패했다. 과학자들은 비글 2호가 부서졌거나, 제대로 펼쳐지지 못했거나, 화성 표면의 분화구 속으로 빠져 통신이 불가능해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바글2호는 업계에서 소형화의 승리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유효 탑재량이 너무 적어 핵심장치가 작동되지 않을 때에 대비한 보완장치가 없었다는 비난도 받았다. 또 제작에 들인 예산이 너무 적었고 제작기간도 너무 짧아 장비 테스트를 할 기회가 거의 없었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비글 2호는 무게가 33.2㎏에 불과했고 그나마 3분의 1은 과학장비들이차지해 과학장비 탑재 비율이 과거 어떤 우주 비행선보다 높았다. 제작 비용은 비밀에 부쳐지고 있으나 비공식적으로 약 5천600만∼9천400만 달러정도로 올들어 화성에 착륙해 성공적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미국의 쌍둥이 화성탐사로봇 `스피릿'과 '오퍼튜니티' 각각에 소요된 예산의 10분의 1 정도인 것으로추정되고 있다. (파리 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