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을 둔 30대 이혼녀와 재벌 2세 노총각의 사랑. 16일 첫 방송하는 SBS 아침연속극 '청혼'(극본 허 숙 연출 강신효)에서 탤런트조민수와 이진우가 그려낼 '30대의 멜로'를 위한 설정이다. 이전보다 더 자극적인 소재를 갖고 '못된' 남자와 '불쌍한' 여자 공식 풀어내기에 몰두해온 게 아침연속극의 전형이다. 여기에 최소의 제작비 투입은 하루 방영분에서 3∼4개 정도에 불과한 세트 촬영장면을 되풀이한다. 거실, 안방, 주방, 사무실 등을 오가며 대사를 읊는 연기자들이있을 뿐이다. 이런 가운데 '청혼'이 색다른 아침연속극을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 물론 처음에이런 약속을 하지 않은 아침연속극도 거의 없었기에 결과는 두고볼 일. 다만 도입부분 대본을 접한 연기자들은 내심 기대를 걸고 있는 분위기다. 주연인 한경희 역의 조민수는 "대본이 너무 맘에 들었어요. 아침드라마가 대개'나쁜 놈' 만들고 여자는 울고불고 하잖아요. 그런데 대본을 보니까 배역 모두 역할이 있었어요. 일일연속극 출연하면서 이렇게 부담이 큰 건 처음이에요"라며 기대에찬 심정을 내비쳤다. 그녀의 파트너 심우경 역으로 출연하는 이진우도 "드라마 속 인물이 전형화해있는데 '청혼'의 캐릭터들은 가공하지 않은 일상적인 사람들이다"고 거들었다. 그래도 말 뿐이지 결국에는 그저 그런 아침드라마가 되는 것 아니냐는 농담에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일일극이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대본 전개가 빨라요. 매회 에피소드가있는 게 미니시리즈 같아요. 이렇게 가다가 도대체 어떻게 되는 건지 걱정스러워요. 출연 계약한 연기자들이 속았다 싶을 정도입니다. (호호)"(조민수) 조민수의 전 남편 장진우 역의 선우재덕은 "첫회에 조민수씨와 곧바로 이혼하고들어갑니다. 그러니까 불륜 드라마도 아니죠(하하)"라며 다른 모습을 보여주겠다고말했다. 드라마의 한 축인 조민수와 이진우가 실제 나이가 꽤 차이 나는데 30대 초반의동갑내기로 설정된 데 대해 두 연기자의 답변은 이렇다. 조민수는 "이상하다고요? 안 그래요. 저 매력있는 여자예요(호호)"라고 무시했지만 곧바로 요즘은 관심을 내비치는 남자조차 없어 외롭다고 털어놨다. 이진우는 사뭇 진지한 태도로 "재벌 2세와 이혼녀인 두 사람이 사랑하게 되는건 조건이 아니라 상대의 생각을 사랑하게 돼서 아닐까 한다. 지켜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빠지는 사랑, 그거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천생연분'의 황신혜-안재욱 커플과 다르게 일상에 가까운 30대 사랑을 선보여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겠다고 한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 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