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연구진이 공동으로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지금까지 쥐나 토끼의 난자에 사람의 체세포를 주입하는 이종간 핵이식을 통해 줄기세포를 만들어 특정 세포로 분화시킨 적은 있지만 사람의 난자에 사람의 체세포를 주입해 신경세포로 분화시킨 것은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다. 이에 따라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 치료로 뇌질환 당뇨 심장병 등 난치병을 해결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됐다. 서울대 황우석 교수와 문신용 교수 팀은 미국 피츠버그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체세포를 복제한 배아를 이용해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세계 최초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12일 밝혔다. 황 교수팀은 13일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황 교수팀은 관련 기술과 복제된 인간 배아 줄기세포에 대해 국제특허를 출원했으며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저널 '사이언스' 13일자에 실릴 예정이다. 연구팀은 한양대 임상시험윤리위원회에서 연구 계획을 승인받아 10여명의 자발적 난자 공여자로부터 2백42개 정상 난자를 얻었으며 이 난자에서 핵을 빼낸 뒤 난구세포(체세포)를 주입,핵이식 난자를 만든 다음 전기 자극을 통해 세포 융합을 유도했다. 이같은 과정을 거쳐 연구진은 30개의 배반포를 얻었으며 최종적으로 1개의 인간 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었다. 황 교수는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분자생물학 기법으로 조사한 결과 체세포 공여자와 복제배아줄기세포의 유전자가 일치했다"며 "이는 인간을 포함한 영장류에서는 복제배아줄기세포를 만들 수 없다는 통설을 뒤집는 것"이라고 밝혔다. 사이언스 편집장인 도널드 케네디 박사도 "연구팀은 동물 복제에 적용하는 체세포 복제기술을 치료용 인간줄기세포 수립에 원용했다"며 "세계적 업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 용어설명 ] ◆줄기세포= 뼈와 혈액 심장 등 장기세포로 자라기 직전에 분화를 멈춘 수정 초기단계의 세포로 시험관에서 대량 배양할 수 있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