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 주부인 임모씨(41)는 요즘 중학교에 다니는 딸의 교육 문제로 고민이 많다. 아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면서부터 각종 학원비 등 사교육비가 크게 늘었다. 뿐만 아니라 지출되는 용돈의 규모도 눈에 띄게 커졌다. 마냥 '애'라고 생각해 지금까지는 매주 일정액을 현찰로 주고 간혹 필요할 때마다 용돈을 추가로 줬지만 이런 식으로는 딸이 계획적으로 소비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떠나질 않았다. 특히 20∼30대의 젊은층이 자신의 소득을 넘어 신용카드를 사용해 신용불량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는 언론보도를 볼 때마다 '내 자식도 그런 부류로 키우는 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어떻게 해야 할 지 막막하기만 하던 임씨는 예금범위 내에서 사용하는 체크카드를 용돈 대신 주면, 자녀들이 돈관리를 체계적으로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언론 보도를 보고선 딸 이름으로 은행에 계좌를 만든 후 체크카드를 발급받았다. 신용카드와 달리 사용할 수 있는 금액이 정해져 있는 체크카드를 자녀들의 용돈으로 사용하는 것은 신용교육을 위해서도 권해볼 만하다. 만 14세 이상 청소년들도 카드를 발급받아 예금범위 내에서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직불카드가 사용할 수 있는 가맹점이 한정된데 비해 체크카드는 모든 신용카드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어 현찰과 비교해도 큰 불편이 없다. 비씨카드의 체크카드 상품인 '플러스카드'의 경우 10대들의 이용금액이 지난 2002년 26억원에서 2003년 47억원으로 두배가량 늘었다. 올들어선 지난 1월 한달동안 5억5천만원을 이용, 전체 이용금액의 2%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자녀에게 용돈을 줄 때 현금으로 주지 말고 체크카드 계좌에 입금을 해주라고 권하고 있다. 체크카드로 결제하도록 유도해 어려서부터 계좌잔액 관리 같은 돈관리에 익숙해지도록 만드는 것이 좋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함께 기프트카드를 자녀들의 용돈으로 사용하는 것도 차선책으로 권해볼 만하다. 기프트카드는 신용카드 가맹점 계약이 체결된 모든 업소에서 신용카드처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또 기프트카드는 5만원, 10만원, 20만원, 30만원, 50만원 등 총 5가지로 구성돼 있어 자녀의 한달 용돈 규모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금융계 전문가들은 "장차 성년이 돼 신용카드를 사용하게 될 청소년들에게 5만원권과 같은 낮은 액면가 기프트카드를 용돈으로 줘 지출을 관리해 보도록 하는 습관을 미리 길러 주는게 좋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