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청원 의원 석방요구 결의안'가결을 계기로 비화된 한나라당의 내홍사태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부패 의원 감싸기'란 비판적 여론이 고조되는 가운데 12일 홍사덕 원내총무와 박진 대변인이 당직 사퇴를 선언했다. 지도부간 알력 게임으로 비화되면서 최병렬 대표 자신의 거취 문제로 초점이 모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총무·대변인 사퇴선언=홍 총무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이 오는 16일 처리되면 총무직을 사퇴하겠다"며 백의종군을 선언했다. 그는 "오는 16일 FTA 비준동의안 처리까지만 책임지고 17일 화합과 전진을 위한 새 원내 사령탑을 모시겠다"고 강조했다. "이미 최 대표에게 통보했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그러나 전날 당 지도부의 자기희생적 결단을 요구한 전날 소장파 의원들에 대해 "아무 상의없이 총선을 불과 60여일 앞둔 시점에 그런 일을 한 것은 참으로 사려깊지 못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박진 대변인도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갖고 "서 전 대표의 석방동의안 가결에 대해 우리 당의 입장을 합리화하고 당위성을 주장한 것에 대해 자괴감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며 "당의 새로운 발전과 정치개혁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고 사퇴서를 제출했다. ◆'최병렬 대표 총선불출마'로 가닥잡히나=최 대표는 일단 홍 총무와 박 대변인의 사표를 모두 반려했다. 그러면서 김문수 공천심사위원장,임태희 비서실장 등 일부 당내 인사들과 만나 자신의 거취문제를 논의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최 대표의 한 측근은 "당 대표의 거취문제로 전국구 후순위,부산 출마 등 많은 것들이 거론됐지만 이제 남은 핵심은 최병렬 대표의 총선 불출마 선언"이라고 말해 어느 정도 내부조율이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일각에선 기득권 포기를 전제로 사실상 재창당 카드를 선택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총선이 임박해 있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최 대표는 FTA비준안이 처리되는 다음주초 모종의 결단을 내릴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