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호 한신코퍼레이션 사장의 회사 자금 횡령이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시장에 대주주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인한 '퇴출 한파'가 우려되고 있다. 올 들어서만 김 사장과 비슷한 대주주의 회사자금 횡령 사건이 10여건에 달하는데다 때마침 본격적인 '감사 시즌'에 접어들면서 상당수 기업이 정상적인 감사의견을 받는데 적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특히 회계법인에 대한 책임이 크게 강화되면서 외부 감사도 어느 때보다 깐깐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에따라 '비(非)적정' 감사의견을 받아 퇴출되는 코스닥기업들이 급증할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증권업계에서는 '한정' 이하의 '비적정' 감사의견이 예상되는 기업이 줄잡아 20여개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가운데 대표이사와 대주주가 거액의 회사자금을 횡령한 것으로 추정되는 업체만 한빛네트 등 10여개에 달한다. 여기에다 지난 11일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분식회계로 징계를 받은 옌트 실리콘테크 등 5개사와 최근 '유령 주식'을 발행해 물의를 일으킨 모디아 등도 위험 대상으로 분류되고 있다. 코스닥위원회 관계자는 "작년 상반기 감사인 검토의견이 '부적정' 또는 '의견거절'이었거나 자본잠식률이 50%를 넘는 기업이 10여개사에 달하고 있어 감사의견으로 인한 퇴출기업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02년 감사의견 '비적정'으로 퇴출된 기업은 3개사, 작년엔 8개사였으나 올해는 작년의 2배를 넘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회계법인들은 올해 기업들에 대한 감사를 크게 강화하고 있다. 회계사들의 민형사상 책임이 커진데다 부실회계에 대한 감독기관의 징계 수위도 높아져 보다 엄격한 감사가 불가피하다는 의견이다. 영화회계법인 최종철 부대표는 "부실회계에 대한 형사상 책임이 내년부터 더 강화되는 등 부실회계에 따른 회계사의 위험 노출도가 매우 높아졌다"며 "감사 강화는 대세"라고 밝혔다. 특히 대주주 도덕적 해이 등 내부통제시스템에 문제가 있는 업체는 정상적인 감사의견을 받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인솔회계법인 손기원 대표는 "부실회계를 했다가는 회계사로서의 생명이 끝나게 된다"며 "회계내용이 조금이라도 불투명한 기업이라면 제대로 된 감사의견이 나갈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12월결산법인의 경우 2003사업연도에 대한 외부 감사가 내달까지 잡혀 있어 자금횡령, 대주주 등과 위법적인 자금거래 등의 사례가 추가로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퇴출요건이 강화되면서 연간 사업보고서에 대해 범위제한으로 인한 한정, 부적정, 의견거절 등의 감사의견을 받는 기업은 시장에서 바로 퇴출된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