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청와대 민정수석이 12일 사퇴했다. 문 수석은 그러나 4월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문 수석의 후임에는 재야 법조인이 내정된 상태다. 청와대는 13일 오전 김우식 연세대 총장을 새 비서실장으로 임명하는 등 총선 출마에 따른 일부 참모진 인사를 발표할 예정이지만 신임 민정수석은 임명절차가 아직 끝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수석은 이날 기자 회견을 갖고 "2∼3일 전 노무현 대통령에게 사퇴의사를 밝혔고,승낙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노 대통령에게도 이같은 생각을 말씀드렸고,그런 제 뜻까지도 노 대통령은 받아들인 것으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정대철 의원 수사 때부터 문 수석은 검찰에 대한 바람막이 역할을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열린우리당으로부터 강하게 공격받아왔다. 최근에는 민경찬씨 사건을 미리 막지 못한 데다,총선에 나서지 않는다는 이유로 염동연씨 등 열린우리당 일각으로부터 '왕수석'이란 비난까지 연거푸 받아왔다. 사퇴 이유에 대해 문 수석은 "상당히 지쳤고,건강도 좋지 않다"며 "당초 총선 때까지 (노 대통령을) 보좌하기로 했는데 당겨졌다"고 말했다. 앞으로 거취에 대해서는 "좀 쉰 다음 원래 제자리로 돌아가겠다"면서도 열린우리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서는 "도움을 줄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찾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해 가능성을 열어뒀다. 문 수석은 이날 '사직의 변'을 통해 민경찬 펀드 사건과 양길승 전 부속실장 향응 사건에 대해 적극 반론하며 "민정수석으로 근무하는 동안 내내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불편했고,근래 점점 거세지는 출마 압력도 저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고통이었다"고 토로했다. 문희상 비서실장,유인태 정무수석,정만호 의전비서관이 13일 사퇴함에 따라 청와대 비서실은 '실무행정가형'인 김우식 실장 중심의 2기 체제로 들어가게 되지만 총선 이후 재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허원순 기자 huh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