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발족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산하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본부'를 이끌고 있는 김헌동 본부장(49)은 민간 건설업체 출신이다. 그는 1980년부터 20년간 국내 굴지의 민간 건설업체에 몸담아 주택 토목 해외건설 등 건설산업 전반을 두루 섭렵했다. 그런 그가 건설산업을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보게 된 것은 지난 95년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가 차례로 무너지는 걸 지켜본 뒤. 그 해부터 경실련서 건설업계의 고질적 문제점들을 지적해 오고 있는 그는 '같은 건설인 출신으로 그럴 수 있느냐'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지만 '건설이 바로서야 나라가 바로선다'는 일념으로 이번에 아파트값 거품빼기 일에 나섰다고 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아파트값은 서민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합니다.그대로 방치할 경우 일본의 전철을 답습할 수 있어요." 김 본부장은 "특히 정치권 비자금의 80%가 건설업체로부터 나오고 있다"며 "분양원가 공개는 사회 전반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김 본부장은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 공기업부터 분양 원가를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택지개발사업을 통해 조성된 땅이 낮은 가격에 매각되는 탓에 민간업체들이 토지비를 '뻥튀기'하고 있다"며 "택지공급 방식이 정부가 택지 개발과 분양까지 책임지고 시공만 건설업체에 맡기는 공영개발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정부와 공기업이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정보공개 신청 등 법적인 수단을 통해 원가 내역을 공개하거나 △전문가를 동원해 추정 원가를 발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