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권정달(權正達) 총재 등 한국자유총연맹 임원 230여명과 오찬을 함께 하고 "과거의 껄끄러운 관계를 털어버리자"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이 대표적인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을 초청, 오찬을 함께 한 것은 올해로 연맹이 창립 50주년을 맞는데 대해 축하 인사를 전하고 연맹의 활동을 격려하기 위해 이뤄진 것이다. 노 대통령은 인사말을 통해 "연맹은 옛날에는 관변 단체였고, 저는 야당이어서항상 부닥칠 수밖에 없었다. 관계가 별로였다"며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도 그랬다"며 기억을 더듬었다. 노 대통령은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 연맹을 흐트러 버릴 줄 알았는데잘 지내고 협력하면서 가더라"며 "나도 김 전 대통령을 이어받아 관계를 생각하고있다"며 서먹함을 누그러뜨렸다. 그러면서 "옛날 기억때문에 조심조심 하는데 다행히 권 총재와 당을 같이 했고,제 아내가 안동 권씨라서 관계가 좋다"며 "회장과 좋으면 여러분과도 좋은 것"이라며 농담, 분위기를 이어갔다. 노 대통령은 "대결시대엔 대결이 사명이고, 대화의 시대엔 공존의 틀을 마련해야 한다.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생각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전제하고, "어느 정도수준이면 그런 것이냐. 노무현과 연맹이 잘 지내는 정도가 되면 되는 것 아니냐"고말해 참석자들의 박수를 받았다. 노 대통령은 "당을 달리하고 구체적인 정책이 달라 싸울 수 있으나, 정치가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는 마음으로 국가발전을 위해 과거의 껄끄러운 관계를 털어버리자"며 "연맹도 새롭게 행동하는 시민단체로 가슴펴고 일해달라"고 당부했다. 앞서 권정달 총재는 인사말에서 "연맹이 아직도 반공이고 수구단체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건강한 보수로 바뀌어 가고 있다"며 "지키지 말아야 할 보수는 벗어 던졌으며, 합리적 진보와 대화하고 협력하면서 국민통합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