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사채시장이 경기침체와 비자금 파문, 부동산 경기 급랭 등 '3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올들어 명동 어음중개업자들의 어음할인 취급량은 평상시에 비해 20% 이상 줄어들었다. 어음중개업체인 인터빌의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로 최근 사채시장에는 Y,I,D사 등 중소형 건설사들이 자금난을 겪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고 있다"며 "이에 따라 어음거래가 20∼30% 감소했다"고 말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외면하는 BㆍC급 어음 물량은 많지만 실제로 거래가 이뤄질 수 있는 A급 어음은 찾기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양도성예금증서(CD)ㆍ채권 교환 업무도 비자금 사건 때문에 크게 위축됐다. 한 채권중개업자는 "CDㆍ채권을 취급해온 사채업자들이 검찰조사 대상이 될 것이란 소문이 돌면서 합법적인 거래도 기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사채업자들은 또 그동안 부동산개발업체들을 대상으로 토지매입 계약금을 빌려주는 영업을 해왔으나 최근 부동산 경기가 가라앉으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아 고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