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7일부터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열리는 'Real Reality'전에 참여하는 배병우 이윤진 권오상 이중근은 국내외에서 독창적인 작업으로 주목받고 있는 사진작가들이다. 사진 매체를 바라보는 관점은 서로 다르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사진이 객관적인 사실을 전달한다는 통념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소나무' 시리즈로 잘 알려진 배병우는 얼마 전 방문한 타이티의 바다 풍경을 담은 '바다' 시리즈 신작을 선보인다. 바다 이미지는 실제의 모습과 유사하지만 실제를 재해석한 작가의 결과물에 가깝다. 작가의 영적 세계나 삶의 직관이 담겨 있다는 점에서 여느 풍경사진과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권오상과 이중근은 사진과 설치작을 함께 보여준다. 조각을 전공한 권씨는 사진을 통해 현대미술의 여러 영역을 넘나들고 있는 작가다. 설치작인 '현진밀란'은 사람의 외부에 사물이나 사람의 모습을 찍은 사진들을 콜라주 형식으로 입혀 입체를 구성한 작품이다. 이중근은 화려하면서 만화경 같은 인물 사진들을 주로 다루는 작가다. 유명한 배우, 결혼 사진, 군복을 입은 청년 등 같은 이미지가 반복됨으로써 더이상 이미지를 알아볼 수 없게 된다. 과거의 일상적인 기억을 반복하고 확산시키는 작용을 일으키는데 작가는 이를 "시간과 공간을 연결하고 끊임없는 순환과 반복을 의미하는 개념"이라고 설명한다. 3월6일까지. (02)735-8449 이성구 미술전문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