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미국 뉴욕의 맨해튼. 대형 빌딩 10개중 8개는 유대인 소유다. 부동산 뿐만 아니다. 월스트리트(유동자산)와 다이아몬드 시장(동산)을 쥐락펴락하는 것도 유대인이다. 뉴욕은 이스라엘 다음으로 많은 유대인이 사는 곳. 지구촌 신경망의 중추에는 늘 이들이 있다. 그래서 유대인의 몸에는 '돈의 유전자'가 흐른다고 한다. 유대인 성공신화의 비결은 무엇인가. '유대인처럼 성공하라'(육동인 지음, 아카넷, 1만원)와 '비즈니스 탈무드'(래리 카해너 지음, 김명철 옮김, 예문, 1만2천원)에서 열쇠를 발견할 수 있다. '유대인처럼 성공하라'는 유대 자본의 중심인 뉴욕의 경제현장을 누비면서 유대인들의 성공요인을 생생하게 파헤친 역작. 3년간 뉴욕특파원으로 활약하며 그들의 독특한 비즈니스 기법을 취재한 저자의 발품이 빛난다. 저자는 세계 인구의 0.25%(1천5백만명) 밖에 안되는 유대인이 노벨상 수상자의 25%를 배출하고 다이아몬드 시장의 98%를 장악하며 1인당 과학논문 수와 특허 건수에서 세계 1위를 달리는 힘이 '돈ㆍ교육ㆍ결속력'의 3대 요소에서 나온다고 말한다. 유대인은 돈을 벌고 불리고 쓸 줄 아는 힘을 어릴 때부터 터득한다. 성인식(13세) 때 받은 부조금을 자신의 이름으로 예금하거나 채권으로 사서 묻어두면 대학졸업 무렵에 1억원 안팎으로 불어난다. 그래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유대인 청년들은 눈앞의 밥벌이에 급급하지 않고 종잣돈을 키우는 방법을 연구한다. 금융업종에서 유대인의 활약이 돋보이는 이유다.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스트리트의 은행들과 헤지펀드계의 대부 조지 소로스의 '가공할 손'이 세계금융을 움직이는 지렛대인 것도 같은 맥락. 유대 계율은 선행을 강조하고 6백13개의 지침까지 제시하고 있다. 좋은 일을 하려면 적절한 자본이 필요하다는 것도 인정한다. 뼈에 사무친 억압의 세월은 그들에게 돈이 곧 생존의 조건이라는 것을 일깨워줬다. 모든 재산을 현금과 귀중품, 부동산의 세가지 형태로 분산하는 유대인 특유의 포트폴리오가 여기에서 비롯됐다. 교육열도 돋보인다. 이들은 신의 형상과 지성인을 동일시하며 교육자인 랍비를 가장 존경하고 고난을 이기는 지름길이 배움이라는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 극성스런 어머니들이 주이시 맘(Jewish Mom)으로 불리며 악착같이 공부시킨 결과 오늘날 미국 명문대 인기학과 교수의 70~80%와 학생의 절반이상을 유대인이 차지하고 있다. '비즈니스 탈무드'는 유대인 지혜의 근원이라는 탈무드의 가르침중 비즈니스에 관한 교훈을 분야별로 조명한 책. '돈이 없으면 평화도 없다' '노동은 신성하다' '고용주의 시간을 훔치지 마라' 등의 철학이 사례와 함께 전개된다. 노동자와 돈에 관해서는 '돈을 잃고 싶은 사람은 일꾼을 고용하고 이들을 지도하지 않으면 된다'는 역설의 원칙을 일러준다. '생필품에는 폭리를 취할 수 없다' '정보를 지식으로 가공하라' '자선은 신의 명령이다' 등의 항목과 함께 '인터넷 서핑으로 근무시간을 낭비하지 마라'는 현실적 지침까지 담겨 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