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력이 약해진다'며 남성들이 정관 수술을 기피한 적이 있었다. 몸에 칼을 대고 싶어하지 않는 남성들의 이기심도 일조를 했을 것이다. 그러나 섹스문화가 발달하고 자식을 한 명만 두는 신세대 부부들이 증가하면서 안전하고 확실한 정관수술을 택하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점은 결혼도 안한 미혼 남성이 정관 수술을 하는 경우가 증가한 반면 30~40대 기혼 남성들은 오히려 정관 복원수술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정부의 '출산장려' 정책도 일조를 하고 있지만 더 큰 원인은 이혼과 재혼이 급증하면서 새로운 배우자 사이에서 아이를 갖고자 하는 남성들이 증가한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젊었을 때 더 이상 자식을 갖지않기로 했다가 뒤늦게 늦둥이를 원하는 부부가 많아진 것도 원인으로 꼽힌다. 얼마 전 정관수술을 받겠다고 찾아온 L씨. 그는 20대 후반의 미혼남성이었다. 자칭 '프리섹스주의자'인 L씨는 결혼을 하더라도 아기를 갖지 않기로 결심을 했다며 정관수술을 원했다. L씨는 보호자의 동의가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한 채 돌아갔지만 아직 자식이 없는 신혼부부 중에는 아내의 동의를 얻어 수술을 받는 경우도 있다. 결혼 2년차의 K씨가 바로 그런 케이스.K씨는 '절대 안 된다'는 아내를 2년간 설득한 끝에 정관 수술을 하는데 성공했다. 정관 수술이나 복원 수술을 원하는 남성들이 증가하면서 의학기술 또한 크게 발전했다. 보통 정관수술 후 3년안에 복원 수술을 하면 90%, 3~5년은 80%, 5~10년은 70% 정도의 복원 성공률을 보인다. 정관 복원수술은 머리카락 보다 더 가는 실로 끊어진 정관을 연결시키므로 정관 수술에 비해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예전에는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에서 3~4일 입원해서 전신마취를 한 후 수술이 가능했다. 그러나 현재는 개인의원에서 부분적 마취로 입원없이 약 1시간정도면 된다. 수술 후 일상생활은 가능하지만 약 2주 동안은 격한 운동을 하지말아야 한다. 2~3일 간은 고환을 고정시켜 주는 것이 좋으며 부부 관계는 정액검사를 통해 정자를 확인한 후 약 4주후부터 할 수 있다. '생기는 대로 낳아야' 했던 과거에 비하면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민영기 < 연세합동비뇨기과 원장 www.binyo.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