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황우석ㆍ문신용 교수팀이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인간배아 줄기세포를 만드는데 성공한 것은 한국 생명공학계의 일대 개가라고 할 만하다. 지금까지 쥐나 토끼의 난자를 이용한 이종간 핵이식으로 줄기세포를 만들어 특정세포로 분화시킨 적은 있지만 사람의 난자를 이용해 성공을 거둔 건 이번이 세계에서 처음이라는 평가다. 이로써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세포치료로 뇌질환 당뇨 등 난치병을 해결할 수 있는 전기가 마련되는 등 파급효과가 막대하다는 점에서도 그렇다. 외신들의 보도만으로도 그 성과를 짐작케 한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사이언스의 편집장은 "동물복제에 적용하는 체세포 복제기술을 치료용 인간줄기세포 수립에 원용한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 업적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도 '가장 진보된 방법' '획기적 성과' '새로운 치료법 개발을 앞당길 것' 등 이번 성과에 의미를 부여하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인간난자를 이용하면 면역거부 반응 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그동안 두가지 난관이 있었다고 한다. 영장류 난자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기술적으로 성공하기 어렵고, 사람의 난자는 구하기 어렵다는 현실적 이유에서다. 황우석ㆍ문신용 교수팀은 이런 난관을 뚫고 성공했다. 한국 과학자들의 가능성을 전세계에 보여준, 한마디로 자랑스런 일이 아닐 수 없다. 국내 생명공학계에 자신감을 불어 넣는 효과 또한 크다고 본다. 미국 등 선진국의 투자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는게 지금의 우리 실정이다. 게다가 투자위험성도 높아 우리나라가 과연 생명공학 분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았던게 사실이다. 연구환경이 열악하고 윤리적 시비도 피해 나가야 하는 상황속에서 일궈낸 이번 쾌거를 계기로 정부도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치료혁명이 현실화되려면 아직 갈길이 멀다. 그 과정에서 부딪힐 난제들을 해결하는데 한국의 과학자들이 계속해서 이정표를 세워 주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