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4.15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 13일 사퇴한 청와대 문희상(文喜相) 전 비서실장과 유인태(柳寅泰) 전 정무수석 등이 춘추관을 찾아 청와대를 떠나는 소회와 함께 `출마의 변'을 밝혔다. 이날 총선 출마를 선언한 청와대 참모진은 문 전 실장과 유 전 수석을 비롯, 정만호(鄭萬昊) 전 의전비서관, 권선택(權善宅) 전 인사비서관, 고용진(高溶振) 전 정무수석실 행정관 등 5명이다. 이로써 총선 출마를 위해 청와대를 사퇴한 참모진은 문 전 실장과 유 전 수석,이해성(李海成) 전 홍보수석 등 수석급 이상 3명, 비서관 12명, 행정관 4명등 총 19명으로 늘어나게 됐다. 문 전 실장은 먼저 "중압감과 긴장감에서 벗어나 홀가분하고 시원하지만, 아직도 할 일이 태산같고 내가 빠지고 난 뒤 좋은 일만 생기면 `왕따'를 당하는 것은 아닌지 서운하고 섭섭하다"고 심경을 전하고 "가장 보람차고 행복한 1년을 만들어준대통령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나는 그동안 신명을 다해 전력투구를 해 에너지가 소진됐고, 아이디어도없어 (비서실장을 더이상) 할래야 할 수가 없다"며 "대통령이 재신임을 묻는 순간나도 사표를 냈고, 책임을 다하지 못했기 때문에 가시방석이었고 죽은 목숨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예의 `병풍론'과 `백악관 비서실장론'을 들어 "있으면 있는지 모르지만 없으면 바람이 들어오는 병풍처럼, 기능과 사람은 있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기억되지않는 백악관 비서실장처럼 하려고 했다"며 "할 수 있는 일을 안하려고 해 가슴이 멍들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또한 `2기 비서실에 바라는 점은 뭐냐'는 질문에 "떠날 때는 말없이...잘해주실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제사지낼 때 쓰는 병풍을 결혼식 때 써선 안되는 것처럼 비서실장도 병풍과 같아야 한다. 따라서 1, 2기의 컨셉이 바뀌어야 하며, 2기컨셉에 맞는 분이 왔다"고 답했다. 유인태 전 정무수석은 소감을 묻는 질문에 "아슬아슬하게 여기까지 왔다. 도중에 쫓겨날 위기가 많았는데 무탈하게 여기까지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여튼 백수가 엽기가 돼 나간다. 내키지 않지만 뻘밭으로 나간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 전 수석은 이날 간담회 내내 좀처럼 입을 열지 않았으며, 총선에 출마하는포부를 묻는 질문에 "별로 할 얘기가 없다. 내 시대는 지났는데 무슨 포부냐"며 가볍게 말했다. 그는 다만 "참여정부 1년간 청와대의 끗발은 흩어졌으며, 분권과 자율의 흐름이대세를 형성했다"며 "이번 17대 총선은 선거혁명의 원년이 될 것으로 확신하며, 과거 타성으로 선거에 임했다가는 17대 총선은 전체 보궐선거를 치를지 모른다"고 말한 뒤 "적어도 정무수석으로 있으면서 그점은 기초를 잘 닦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만호 전 의전비서관은 "앞으로 두달간 열심히 할 것"이라고, 권선택 전 인사비서관은 "27년간의 공직 경험을 살려 참여정부의 지향하는 목표 달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고용진 전 행정관은 "많은 조언을 부탁한다"며 각각 `출마의 변'을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김범현기자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