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국 우크라이나 등 주요 원자재 수출국들이 자국산업 보호를 이유로 철스크랩(고철) 유연탄 원당 석유 등의 수출을 규제하고 나서 세계적인 '원자재 전쟁' 조짐이 일고 있다. 각국의 수출 규제로 원자재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국내 업체들은 물량 확보에 초비상이 걸렸다.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철스크랩 수출을 전면 중단했으며 미국도 곧 철스크랩 수출을 통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 전기로업체들은 철스크랩의 30%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으며 수입량 가운데 33%는 미국에서, 5%는 우크라이나에서 들여오고 있다. 세계 최대 철스크랩 수출국인 미국의 철강업체들과 수요업체들은 정부와 회의를 갖고 철스크랩 수출 규제 방안을 논의했다. 이들은 국제 철스크랩 가격이 폭등하면서 공장 가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수출을 규제해 가격을 안정시켜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은 이미 러시아 등 일부 국가에 대해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을 제한할 경우 INI스틸 동국제강 등 국내 전기로업체들은 원료 조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입게 된다. 우크라이나도 최근 수출면허 재발급을 이유로 철스크랩 수출을 전면 금지시켜 적어도 3∼6개월 동안 한국으로의 수출이 중단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전력난 해소를 위해 유연탄 배정 우선 순위를 자국 발전소와 철강업체에 두도록 하고 연초부터 수출 물량을 규제, 포스코와 한국전력 산하 발전자회사가 초비상 상태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회사는 향후 10개월간 한국에 공급하는 원유량을 연간 계약분에 비해 9∼10%가량 줄이겠다는 방침을 SK㈜ 등 국내 정유사에 통보했다. 원당 최대 수출국인 브라질도 최근 가격이 급등하자 수출 제한조치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태웅ㆍ이심기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