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있을 때 잘하지…." 남녀의 이별을 소재로 하는 광고가 잇달아 선보였다. 후발주자나 시장점유율 2위 업체가 선두업체 고객을 빼앗아오는 데는 이별만큼 호소력있는 소재가 없어서일까. 그런데 '이별광고'엔 눈물이 없다. 오히려 '잘됐다'는 식으로 명랑하고 쿨하게 이별을 한다. 네이버 광고가 대표적이다. 네이버는 '다음카페'가 주도하고 있는 온라인 커뮤니티 시장에 '네이버 카페iN'이란 서비스로 뛰어들면서 여자가 떠나는 '이별 광고'(제작 제일기획)를 내보내고 있다. 모델은 젊은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전지현. 바닷가 선착장. 전지현이 어딘가로 떠나려 한다. 아쉬운 듯 작은 소리로 "잘있어""이제와서 너무 애쓰지 마"라고 말한다. 이별 장면이 이어질 것 같다. 그런데 분위기가 달라진다. 전지현이 밝은 표정을 지으며 "있을 때 잘하지 그랬쏘∼오.안녕"이라고 말한다. 전지현은 손짓으로 등 뒤에 있는 카페(집)를 무너뜨려버린다. 이어 환호성을 지르며 배로 달려간다. "상상도 못했지? 새 카페가 생길 줄.난 네이버 카페로 간다." 전지현이 마지막 멘트를 한다. "네이버에 카페를 쳐봐요." 네이버와 다음커뮤니케이션간 광고전을 알리는 서곡이다. 다음 역시 이달 초부터 '당신이 주인공입니다'라는 컨셉트로 멀티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다음은 전지현에 맞서 안성기 설경구 장진영 최민식 유지태 박한별 등 빅스타들을 대거 동원했다. KTF도 휴대폰 가입자가 전화번호를 유지한 채 서비스 업체를 바꿀 수 있는 번호이동성제도 시행을 계기로 요즘 '이별 광고'를 만들어 내보내고 있다. 남자 손이 여자의 발목을 붙잡고 늘어지는 인쇄광고다. 이 광고 역시 "있을 때 잘하지…"식의 이별을 소재로 한 것으로 붙잡아도 떠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