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베를린영화제에서 감독상을 거머쥔 김기덕 감독(44)은 많은 논란을 몰고 다니는 감독이다. 1996년 "악어"로 데뷔한 이후 8년간 10편의 작품을 내놓을 때마다 찬사와 비난을 동시에 받아왔다. 옹호론자들은 "아웃사이더의 수호자" "몇 안되는 한국의 작가주의 감독"이라고 그를 칭송하지만 비판논자들은 "인물과 구성이 단순하고 여성비하와 폭력성이 지나치다"고 지적한다. 그는 국내와 달리 유럽에서 열렬한 지지를 받고 있는 한국감독 중 한 명이다. '섬''수취인불명''나쁜 남자'등으로 베니스영화제와 베를린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등 한국감독으로는 국제영화제에 가장 많이 초청받았다. 체코의 카를로비바리영화제는 2002년 데뷔한 지 6년째에 불과한 김 감독의 회고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그는 한 번도 정식 영화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 '이단아'다. 1960년 경북 봉화에서 태어난 그는 중학교를 끝으로 학교생활을 그만 뒀고 해병대 하사관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프랑스에서 서양화를 독학했다. 그는 94년 '화가와 사형수'로 영화진흥공사의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처음 영화계에 진출했고 2년 뒤 '악어'와 '야생동물 보호구역'등을 선보였다. 국제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98년작 '파란대문'이다. 창녀와 여대생이란 상반된 세계를 사는 두 주인공의 교차하는 삶을 다룬 이 영화는 베를린영화제를 비롯한 세계 20여개 영화제에 출품됐다. '실제상황''해안선''나쁜남자''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등도 각국 국제영화제에 초청받았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