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기운이 남녘에서부터 살랑살랑 올라오고 있다. 얼었던 땅이 녹고 기러기가 북쪽 고향으로 돌아가며 대동강 물도 풀린다는 절기다. 가벼운 차림으로 새봄맞이 여행길에 올라보자. 섬여행이 어떨까. 철도청이 새봄맞이 나들이객을 위해 꾸민 "기차타고 가는 섬여행"상품을 내놓았다. 행선지는 우리땅 울릉도.독도와 사계절이 좋은 홍도.흑산도다. ◆울릉도·독도=동쪽 끝 바다 위의 우리땅 독도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러 가는 여행이다. 울릉도의 봄기운도 만끽한다. 오는 27일과 3월11일 두차례 각각 2박4일 일정으로 떠난다. 오후 10시40분 청량리역을 나서,이튿날 새벽 5시40분 동해역에 내린다. 오전 7시30분께 묵호항에서 대아고속해운의 쾌속선 한겨레호를 타고 울릉도로 향한다. 울릉도에서 짐을 푼 다음,해안 일주 유람선 관광을 한다. 세 선녀가 울릉도 물색에 반해 목욕을 하다 하늘로 되돌아가지 못한 채 바위가 되었다는 삼선암,그 모습이 물을 들이키는 코끼리를 쏙 빼닮은 코끼리바위 등 해안을 따라 줄지어선 각양각색의 바위들이 엮어내는 이야기 속의 주인공이 되어본다. 다음날 오전 6시,포항∼울릉도 노선을 운항하는 대형 여객선 썬플라워호를 타고 독도로 간다. 이 여행길의 하이라이트.1시간10분 정도의 뱃길 끝에 닿는 독도를 배경으로 해맞이를 한다. 해안을 따라 돌며 독도의 모습을 가슴 깊이 새기고 또 교감하는 시간을 갖는다. 독도가 자기들 땅이라는 일본의 터무니 없는 주장이 또 불거진 터라 더욱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시 울릉도로 돌아와 버스를 타고 울릉도 일주도로를 따르며 못다 본 비경을 살핀다. 4일째 아침 일찍 묵호항으로 나와,동해역에서 기차를 탄다. 청량리역에는 오후 6시21분께 도착한다. ◆홍도·흑산도=1박3일 여정이다. 27일과 28일 두 번 특별열차를 운행한다. 흑산도∼홍도∼목포 순으로 둘러본다. 새봄의 향기를 만끽할 수 있겠다. 오후 11시50께 서울역에서 무궁화호 열차를 탄다. 다음날 새벽 5시20분 목포역에 내린다. 입맛에 맞는 메뉴를 골라 아침식사를 한 뒤 목포항에서 전용 여객선에 오른다. 먼저 흑산도에 들른다. 팀을 나눠 섬 일주 유람선 관광을 즐긴다. 남는 시간에 자유로이 육상관광을 한다. 이미자의 '흑산도 아가씨'노래비가 서 있는 상라봉에서의 전망이 가슴을 트이게 만든다. 면암 최익현 유허지,이 섬의 해산물을 채집 조사해 '자산어보'를 엮어낸 손암 정약전의 복성재(사촌서당) 등을 보며 역사인물의 자취를 더듬어 본다. 한창 때인 흑산홍어를 맛보는 즐거움도 빼놓을 수 없다. 오후에 홍도로 향한다. 섬 전체가 이름 그대로 진홍색으로 물드는 시간이어서 뱃길여행의 감흥이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다음날 홍도여행의 하이라이트인 유람선 일주관광에 나선다. 홍도 33경 중 제1경인 남문바위에서 해맞이를 할 수 있게끔 유람선 시간을 조정했다. 해맞이에 이어 유람선 일주길에서 만나는 도승바위,독립문바위,만물상,거북바위 등이 홍도비경의 진면목을 보여준다. 돌아오는 길에 목포 유달산을 보고 건어물시장에도 들른다. 서울역에는 오후 8시20분 도착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 비타민여행사(02-736-9111)와 여행서비스(02-2277-5425)가 "울릉도.독도","홍도.흑산도" 특별기차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울릉도.독도는 어른 1인당 2인1실 25만9천8백원,합숙 23만4천8백원.홍도.흑산도는 2인1실 18만8천원,합숙 17만2천원.세일여행사(02-737-3031)는 홍도.흑산도 2박3일 여행을 안내한다. 매일 출발.2인1실 21만5천원,합숙 18만원.철도고객센터 1544-77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