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칠레 FTA 16일 재상정] "국익보다 당선" 꿈쩍 않는 농촌당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16일 국회 본회의에 네번째 상정된다.
국가경제와 직결되는 문제에 국회가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고조되고 있어 통과 가능성은 지난번보다 커졌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특히 원내 과반수를 차지하는 한나라당 지도부가 지난 주말 '농촌당' 의원들을 집중적으로 설득,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농촌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당수 의원들이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비준안 통과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각당 움직임=한나라당은 지도부가 적극 설득에 나서고 있다.
비준안 처리 후 총무직 사퇴를 선언한 홍 총무는 14∼15일 농촌출신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국익을 먼저 생각해달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그러나 설득 외에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는 것이 고민이다.
한 당직자는 "비준안은 정부가 적극 나서 설득하고 추가 대책을 내놔야 하는 문제이지 당이 '당근'을 내놓을 입장이 되지 못한다"며 "설득에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민주당은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긴다는 방침이지만 표결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기류가 강하다.
조순형 대표는 "국제 신인도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할 때 비준안은 조속히 가결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반면 추미애 상임중앙위원 등 일부 도시출신 의원들은 소신을 앞세워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찌감치 찬성 당론을 정한 열린우리당은 야당을 압박하고 있다.
국가 대사를 놓고 야당 지도부가 느슨하게 대처하고 있다며,이번에도 처리되지 않을 경우 야당의 무책임을 집중 성토한다는 방침이다.
◆농촌 의원들이 변수=농촌의원들이 다수 포진한 한나라당의 경우 최근 소속의원 중 1백11명을 대상으로 비밀리에 비준안 찬반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찬성 의견이 반대·유보·기권 등을 웃돈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농촌지역 의원들은 '지역민심'을 내세워 반대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이해구 의원은 "정부의 획기적인 추가 대책이 없는 한 반대입장이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혁규 의원은 "의원들이 농민을 설득할 수 있는 '여지'를 정부가 만들어줘야 찬성하지,그렇지 않으면 반대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며 정부를 탓했다.
비준안 처리에 적극 반대해온 민주당 이정일 김효석 의원 등도 여전히 반대편에 서있다.
다만 농촌출신 의원들도 계속되는 비준안 처리 무산에 대한 따가운 여론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은 "정부의 추가 대책이 없어 농촌출신 의원들은 반대할 것"이라면서도 자신의 찬·반 여부에 대해선 "16일 가서 보자"며 다소 유보적인 태도를 보였다.
홍영식·박해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