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고려화학(KCC)의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공개매수 신청이 오는 18일부터 시작된다. 오는 4월13일까지 신청을 받는 KCC의 공개매수 결과는 현대그룹 지배권의 향방을 가늠하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 11일 증권선물위원회 처분명령으로 오는 5월20일까지 현대엘리베이터 지분 20.78%를 장내 매각해야하는 KCC는 일단 뮤추얼펀드 보유지분(7.87%)을 먼저 처분한 뒤 이와 비슷한 규모의 지분 8%(57만1천5백주)를 공개매수하겠다고 밝혀 경영권 확보 의지를 분명히 했다. 관건은 현대엘리베이터의 시장가와 공개매수가(7만원) 간의 가격차이에 달려 있다. 시장가가 매수가를 밑돌면 공개매수가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지지만 반대 경우엔 실패할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5만9천6백원이었던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13일 7만2천원으로 매수가보다 높아졌다. 지분경쟁이 재현된 만큼 주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따라 향후 지분경쟁 과정에서 KCC보다는 현대측이 상대적으로 '운신의 폭'이 넓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관측하고 있다. KCC로서는 시장가가 계속 매수가를 웃돌면 매수가를 올리는 전략을 시도할 수밖에 없다. 반면 현대는 △지분을 사들이거나 △지분경쟁 대신 현대엘리베이터 주식을 매도한 뒤 현대상선현대증권 지분을 늘리는 방안 등을 선택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지분경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되든 소액 투자자들은 예상 밖의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요망된다. 기업가치만 놓고 볼때 현대엘리베이터의 적정주가는 3만∼4만5천원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지분경쟁이 심화되면 주가가 일정기간에는 크게 오르겠지만 결국은 적정주가 이하로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