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선풍적인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가치혁신 이론의 주창자는 유럽 최고 비즈니스 스쿨인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의 김위찬 교수와 르네 마보안 교수다. 두 사람은 국내에서는 아직 많이 알려져 있지 않지만 국제 경영학계에서는 하버드대의 마이클 포터(경쟁전략론), 런던비즈니스스쿨의 게리 하멜과 미시간대의 C K 프라할라드(핵심역량론)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석학으로 부상하고 있다. 학계에서 보기 드물게 20년 가까이 둘이 함께 활동하고 있어 '쌍둥이(twin) 국제경영 전문가'라는 닉네임을 갖고 있다. 두 교수가 학문적 동지로 같은 길을 걷게 된 것은 80년대 초반 미국 미시간대 비즈니스 스쿨에서 교수 생활을 하면서부터다. 90년대 중반 연구의 지평을 넓히기 위해 함께 프랑스 인시아드로 건너가 '가치혁신이론'을 주창했다. 두 사람은 6년 전 세계경제포럼(WEF)의 국제경영전략 분야 전문위원(fellow)으로 위촉된 이래 매년 다보스 연례 포럼에서 활약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유력 신문에 고정적으로 글을 기고하며 경영전략론의 새로운 스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1997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게재한 가치혁신 관련 논문인 '공정한 절차(fair process)'는 지난해 1월 'HBR 역대 베스트 5'에 선정됐다. 김 교수와 마보안 교수의 뿌리는 각각 한국과 미국이지만 프랑스를 중심으로 세계적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존의 전략이론이 영미 중심의 이론인 반면 가치혁신 이론이 보다 글로벌한 가치에 기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다. 마보안 교수는 한 인터뷰에서 "미국에서는 국제 비즈니스라는게 여전히 미국기업들의 활동에 초점을 두고 있지만 유럽은 그렇지 않다. 미국에서 공부한 뒤 유럽에 왔기 때문에 유럽과 미국의 비즈니스 현실을 함께 볼 수 있어 우리의 이론을 일반화시키는데 자신감을 얻게 됐다"고 말한다. 김 교수와의 인연으로 마보안 교수는 한국에 대한 정이 각별하다. 수차례 한국을 방문했고 한국말로 간단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