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직접 대학교육에 참여,교육 후 졸업생 취업까지 보장하는 '맞춤식' 채용방식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대학의 교육 수준이 기업 요구에 턱없이 못미쳐 채용 후 재교육에 들어가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분석된다. ㈜만도는 16일 경북대와 공동으로 학부생을 선발,학교측과 공동 개설한 실무과목을 교육시킨 후 채용까지 맡는 주문형 산학협력 프로그램인 '만도트랙'을 마련해 이번 학기부터 실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대학원이 아닌 학부교육 과정에 기업이 직접 참여,산업현장에 필요한 과목을 교육시키도록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북대는 전자·전기·컴퓨터 및 기계학부 3학년생 20명을 선발,신뢰성 공학 및 자동차섀시와 차량동력학 등 실무 중심의 5개 과목을 교육할 계획이다. 이들은 계절학기 동안 만도 사업장에서 합숙하며 현장실습을 받게 된다. 만도는 졸업 후 이들을 전원 뽑게 된다. 산학프로그램에 선발된 3학년 학생들은 총 62학점을 이수해야 하며 대신 만도로부터 학비 전액과 생활비 등 1인당 연간 1천만원을 지원받게 된다. 오상수 만도 사장은 "전자부품업체는 기계와 전자제어를 동시에 이해하는 인력을 필요로 하지만 국내 대학 어느 곳에도 이 분야를 동시에 교육하는 과정이 없다"며 산학프로그램의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만도는 내년에 20명을 추가로 선발하고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검토해 다른 대학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키로 했다. 매년 우수인력 확보에 애를 먹고 있는 조선업계 역시 우수 이공계 학생을 유치하기 위한 산학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국내 대학에서 매년 학사 10명,석사급 이상 연구원 10명을 선발해 입사를 조건으로 학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으며 삼성중공업도 연간 서울대 포항공대 대학원생 중 20명을 선발,장학금을 주고 있다. 전경련 관계자는 "대학교육이 기업의 요구 수준을 따라올 때 청년실업과 지방대 기피 등의 사회적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은 지난해 기업체 조사 결과를 토대로 국내대학의 교육 수준이 기업요구의 30%에도 못미치고 신입사원 재교육비로만 연간 2조9천억원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힌 바 있다. 이심기 기자 s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