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칠레 'FTA 비준안 통과'] '다른 FTA 어떻게 추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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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논리의 족쇄에 묶여 있던 정부의 FTA 정책이 한ㆍ칠레 FTA의 마무리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정부는 작년 8월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일본 싱가포르와 FTA를 우선적으로 추진키로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FTA 로드맵'을 확정했다.
미국 일본 등 선진국들의 지역주의에 대응하고 경쟁국과의 'FTA 시간차'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 싱가포르는 물론 아세안(ASEANㆍ동남아국가연합) 멕시코 등과 동시다발적인 FTA를 추진한다는게 정부의 복안이다.
◆ 일본과 싱가포르가 우선 대상
한국은 작년 12월 일본과 1차 정부 협상을 시작한데 이어 지난 1월에는 싱가포르와도 협상에 들어가 올해에는 한ㆍ일, 한ㆍ싱가포르 협상이 매달 번갈아 열리게 된다.
한ㆍ일 FTA는 2005년말, 한ㆍ싱가포르 FTA는 연내 협정 타결과 내년 상반기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들 두 나라와의 FTA는 한국의 '통상 아킬레스건'인 농업 개방의 부담이 없는데다 각각 한ㆍ중ㆍ일 FTA, 한ㆍ아세안 FTA를 꿰는 첫단추라는 점이 이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한ㆍ일 FTA는 한국의 취약업종인 부품ㆍ소재 산업의 피해가 확실시된다는 점에서, 한ㆍ싱가포르 FTA는 중계무역 국가인 싱가포르를 통한 우회수입 증가가 우려된다는 점에서 향후 협상 진행이 순조롭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 아세안, 멕시코에 '러브콜'
정부는 단기 FTA 추진 대상인 일본 싱가포르 이외에 중ㆍ장기적으로 아세안 멕시코 등을 FTA 파트너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아세안과의 FTA는 작년 10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아세안+3(한ㆍ중ㆍ일) 회의에서 맺은 합의에 따라 이르면 다음달 중 산ㆍ관ㆍ학 공동 연구가 시작될 예정이다.
최근 FTA 미체결국으로부터 수입되는 자동차와 타이어 등에 높은 관세를 물려 수출 피해가 예상되는 멕시코와의 FTA는 한국 정부의 잇따른 '러브콜'에도 불구하고 멕시코 정부의 FTA 유예정책에 따라 지체될 전망이다.
장기 추진 대상인 중국과 미국은 한국과의 FTA 체결에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태다.
◆ 각국은 'FTA 전쟁중'
지금까지 세계무역기구(WTO)에 통보된 자유무역협정(FTA)은 2백73건, 발효중인 것은 1백89건으로 집계돼 이제 첫 발걸음을 뗀 '통상 한국'이 갈 길은 아직 멀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작년 한 해에만 11건의 FTA가 맺어졌고 33건의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나라별로는 미국, 중국, 싱가포르, 대만, 태국, 멕시코 등 주요 경쟁국들이 1건 이상의 FTA를 맺었다.
나라별 FTA 체결국 수는 한국의 첫 FTA 상대인 칠레가 34개국과 협정을 맺었고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35개국, 멕시코 32개국, 유럽연합(EU) 31개국, 싱가포르 17개국, 미국 10개국, 태국 10개국 등이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