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운아' 존 데일리(38·미국)가 9년만에 미국PGA투어 대회 정상에 오르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데일리는 16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라호야의 토리파인스GC 사우스코스(파72)에서 끝난 미PGA투어 뷰익인비테이셔널(총상금 4백80만달러)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컵을 안았다. 최종일 3오버파 75타를 친 데일리는 4라운드합계 10언더파 2백78타로 크리스 라일리(31),루크 도널드(27·이상 미국)와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나섰다. 18번홀(파5)에서 열린 연장 첫번째홀 경기에서 데일리는 3번우드 세컨드샷이 그린을 넘어가 벙커에 빠졌으나 홀 10㎝에 붙는 기막힌 벙커샷으로 버디를 뽑아내며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 95년 브리티시오픈 제패 이후 9년동안 미PGA투어 대회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던 데일리는 투어통산 5승째를 거두며 재기했다. 데일리는 데뷔연도인 91년 이후 2002년까지 단 한차례(94년)를 제외하고 11년동안 투어 최장타자라는 명성과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알코올 중독과 잦은 이혼,걸핏하면 경기를 도중에 포기하는 '기행'을 일삼았던 데일리는 이번 우승으로 '정상급 스타'로 복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특히 이번 대회에서 보여준 그의 탁월한 쇼트게임(라운드당 퍼트수 및 샌드세이브율 2위)은 우승이 우연이 아니었음을 입증한다. 데일리는 우승상금 86만4천달러(약 10억원)를 받아 단숨에 상금랭킹 5위에 올랐다. 우승 직후 눈물을 흘린 데일리는 "정말 멋지다.고비가 많았지만 우승은 신나는 일"이라고 말했다. 데일리의 연장전 파트너는 통산 1승씩을 거둔 라일리와 도널드로 좁혀졌지만,두 선수는 '거함' 앞에서 약속이나 한듯 1.5m 안팎의 버디퍼트를 놓치며 우승컵을 헌납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던 타이거 우즈(미국)는 합계 8언더파 2백80타로 공동 10위에 그쳤다. 이 대회에 일곱번째 출전한 우즈가 5위 밖으로 밀려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경주(34·슈페리어·테일러메이드)는 최종일 3언더파(버디4,보기1) 69타로 선전,합계 4언더파 2백84타로 공동 25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상금은 3만7천4백40달러(약 4천3백만원). 나상욱(21·케빈나·코오롱엘로드)은 합계 4오버파로 공동 72위에 머물렀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