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즐거운 문화의 힘 .. 이윤재 <피죤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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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jlee@pigeon.co.kr
지난 주말 오랜만에 극장을 찾았다.
요즘 한국 영화의 선전이 눈부시다더니 영화 '실미도'를 관람하는 사람들은 10대에서 나 같은 나이 든 세대에 이르기까지 세대간의 격이 없어 보였다.
참 반가운 일이다.
언제나 전시회가 열리는 현장,영화가 상영되는 곳,음악이 연주되는 바로 그 시점에 관객으로서 함께 즐거움을 누린다는 것은,본 공연에 이은 또 하나의 아름다운 하모니가 아닐 수 없다.
그래서 명작은 항상 시대나 세대를 초월한 감동을 낳는다.
나는 젊은이들의 생각이 궁금해질 때면 종종 레코드 가게에 들르곤 한다.
차 안이나 엘리베이터 속에서 문득 스치고 지났던 가사를 기억해 주문을 하거나 요즘 유행하는 노래를 찾으면 손주뻘 되는 직원은 역시 그 곡을 부른 가수만큼이나 예의 화사한 젊음을 발산하며 내게 척 CD를 건넨다.
노래 속에 담긴 그들의 사고방식과 세상을 이해하는 법,사랑의 랩소디를 들으며 나는 이 시대 젊음들의 트렌드를 읽는다.
국내외 유명 엔터테이너들의 공연이 예정되면 아예 공연장을 찾기도 한다.
꼭 보고 싶었던 공연의 표를 예매하며 설레는 가슴은 청년이나 노인이나 매일반이다.
그 즐거움을 자아내는 원천,삶을 윤택하게 하는 감성의 힘이 곧 문화의 힘이다.
백범 김구 선생은 당신께서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이 높은 문화의 힘'이라고 하셨다.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남에게 행복을 주는 것'이 바로 문화의 힘이란 설파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변함없는 경구다.
흔히 기업과 문화의 조우를 '기업 메세나'라고 한다.
말하자면 기업들의 문화예술 방면에 대한 다양한 지원활동을 일컫는다.
최근 들어 경영의 핵심권으로 부상한 문화마케팅,엔터테인먼트 마케팅을 외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문화마케팅이 곧 기업의 매출과 이미지 제고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바야흐로 기업은 이제 제품과 서비스의 만족도를 넘어선 다른 무엇을 고객들에게 줄 채비를 갖춰야 할 때가 온 것이다.
우리 소비자들의 문화를 향해 열린 순수한 마음을 들여다보라.
즐거운 소비자를 만들어내는 기업과 그 직원들도 역시 행복할 것이다.
봄이 다가오고 있다.
해마다 4월부터 10월 사이의 일요일이면 인사동엔 차가 없다.
차도마다 뒤덮인 축제 인파의 호기심 어린 열정들 사이에서 나도 자유로운 '거리의 문화인'이 돼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