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회 농심신라면배 세계바둑최강전이 지난 14일 한국의 우승으로 끝났지만 후원사인 농심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중국이 우승할 경우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던 '1백억원대의 광고 효과'가 무산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신라면배는 농심이 중국시장에 진출한 이후 해마다 후원해온 한·중·일 3국 바둑대회. 각국에서 5명씩 나서 차례로 맞붙는 대결로 중국의 1억 바둑팬들 사이에서 최고의 대회로 자리잡았다. 특히 올해는 중국이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져 중국 바둑계와 언론이 대단한 관심을 보였었다. 농심은 이런 바둑 열기를 활용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자연스럽게 신라면 브랜드를 알릴 수 있었다. 또 중국이 우승할 경우 총비용 7억5천만원의 10배가 넘는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내심 한국팀보다 중국팀을 응원했다. 그런데 지난 12일 마지막 남은 중국 대표 구리 7단이 일본의 가토 9단에게 져 중국이 탈락하고 말았다. 농심은 중국의 바둑 1인자로 부상한 구리 7단이 가토 9단을 꺾고 한국의 이창호 9단과 맞붙을 것으로 예상했었다. 김승희 상하이농심식품유한공사 총경리(60)는 "구리 7단과 이창호 9단이 맞붙었더라면 중국 바둑팬들이 열광했을 테고 중국 언론이 크게 보도해 신라면이 중국 전역에 알려졌을 것"이라면서 "중국이 우승했더라면 광고 효과가 1백억원대는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구리 7단이 중국팀의 우승을 견인할 경우 그를 신라면 광고모델로 기용하는 방안까지 검토했다. 농심은 현재 상하이 선양 톈진에 라면공장을 두고 중국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중국 매출은 사업 첫해인 지난 98년 2백20만달러에서 지난해 3천3백만달러로 늘었다. 올해 목표는 5천만달러로 잡았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