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무부 부장(상무장관)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보시라이(薄熙來·55) 랴오닝(遼寧)성장은 중국내 대표적 친한파란 점에서 주목된다. 포스코의 이구택 회장과 박태준 전 회장,삼성전자의 윤종용 부회장 등 한국 재계에 많은 지인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그룹의 정몽헌 전 회장과는 다롄시장 시절부터 개인적으로 전화를 주고받을 만큼 막역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랴오닝 성장이 된 직후인 지난 2001년 6백여명의 투자유치 사절단을 이끌고 한국을 방문했으며,지난해에도 3백여명과 함께 한국을 찾았다. 랴오닝성의 성도인 선양시가 지난 2002년 중국에서 처음으로 한국주간을 제정한 것도 그의 입김이 작용한 덕분이라는 후문이다. 보 성장은 마오쩌둥(毛澤東)과 함께 대장정에 나섰던 중국 8대원로중 유일한 생존자인 보이보(薄一波·96)의 둘째 아들로 이른바 '태자당' 출신이다. 부친인 보이보도 한·중수교 체결 때 찬성론을 강력하게 폈던 대표적 친한파 원로다. 보 성장은 문화혁명 기간인 1968년부터 베이징의 금속공장에서 노동자로 10년을 일한 뒤,28세에 뒤늦게 베이징대학 역사학과에 입학해 세계사를 전공했다. 지방근무를 자원한 그는 다롄 시장(92년),랴오닝 성장(2001년) 등 승진가도를 달려왔다. 그가 상무부 부장으로서 중앙정치 무대에 진출하는 것은 후진타오 주석을 이을 '5세대 지도부'의 선두주자로 떠올랐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는 오는 3월5일 개막하는 전국인민대표대회(全人大·의회)에서 상무부에 공식 임명될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