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직장인들의 상승 에너지가 대단하군요.목표를 향해 역동적으로 뛰는 모습이 인상적인데 그 목표가 물질적인 것에 치중돼 있어 안타깝습니다.10여년 전 일본이 그랬거든요.지금 일본 기업에서는 자격증이나 업무능력보다 사람 됨됨이를 더 중시합니다.대기업 인사부에 물어보면 남과 협력하고 잘 어울리는 '성격 좋은 사람'을 뽑는다고 대답해요." 최근 방한한 일본 비즈니스 심리학의 신세대 주자 이토 아키라 도쿄심리컨설팅 대표(35).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 한국에 온 그는 "비즈니스 심리 분야의 컨설팅 노하우를 한국 기업들과 나눌 생각"이라며 두 나라 경영·출판 콘텐츠 교류의 통로가 되겠다고 말했다. 그는 와세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NTT에 근무하다 게이오대에서 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3년 전 도쿄심리컨설팅을 설립했다. 그동안 한국에도 소개된 '심리전에서 절대로 지지 않는 책'(20만부 판매) 등 25권의 저서를 냈고 도요타 후지쓰 덴쓰 일본생명 후지필름 등 여러 기업에서 강연했다. "한국인을 위한 비즈니스 심리학 책을 쓰고 싶어요.비즈니스 심리학의 요체는 인간관계입니다.직장에서나 가정에서나 좋은 인간관계를 맺고 싶다면 잘 듣는 법을 터득하는 게 중요하지요." 그는 듣는 기술의 비결은 긍정적인 맞장구에 있다고 일러준다. "아하!" "오,그렇군요" 등 다섯가지 이상의 공감어법을 활용하라는 것. 그러나 상대가 말하는 도중에 "아니…" "그런데…" 라고 엇박자를 놓는 건 금물. 납득이 안되거나 생각이 다르더라도 "아! 당신은 그렇게 생각하는군요.그럴 수도 있겠군요.제 생각은…"처럼 대화하라고 조언한다. 다음은 감정을 유입시키는 것. 흥미없는 얘기라도 무미건조하게 흘려듣지 말고 충분히 자신의 감정을 실어서 표현하는 게 좋다고 한다. 10%만 얹어도 훨씬 풍요로워지는 게 '감정의 조미료'이기 때문이다. 기분 좋은 얘기를 대화 소재로 삼는 것도 노하우. "미용사들에게 확인한 사례인데 손님에게 '휴가 때 뭐하셨어요?'라고 물은 뒤 '어머,참 좋았겠군요'라고 감정 실어서 표현했더니 단골 손님이 부쩍 늘었대요." 직장 동료나 선·후배 사이,남녀간에도 마찬가지. 인기 없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듣는 기술'이 부족하다. '들어서 기분 좋은 질문하기'는 '부드럽게 시선 맞추기'와 함께 가장 훌륭한 '동조'의 표현이라고 그는 말한다. 그는 한국 기업들과의 협의가 잘 되면 두 달에 한번쯤 강연하기 위해 방한할 계획이라며 연내 한국과 미국에서 새 책이 나온다고 귀띔했다.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