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41
수정2006.04.01 23:44
중국의 덩샤오핑은 생전에 소설가 김용(金庸)에 대해 "나도 당신 책을 읽었으니 우리는 친구입니다"라고 말했다.
천수이볜 현 대만총통도 "김용은 하나의 세계,그것도 천만독자의 마음과 영혼을 사로잡는 세계"라고 평가했다.
김용은 이처럼 양안(兩岸)지도자 모두로부터 극찬을 받은 보기 드문 작가다.
'사조영웅전'(김영사,전8권)은 '대만에서 1천만부 이상,중국에서 1억부 이상 판매'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올린 소설가 김용의 대표작이다.
그동안 김용의 작품은 수차례 국내에 소개되었지만 모두 정식 계약을 맺지 않은 해적판이었다.
1959년 나온 이 소설은 '신조협려''의천도룡기'와 함께 '사조 삼부곡'으로 불리는 작품이다.
시대적 배경은 송(宋)과 금(金),몽고가 서로 대치하던 시기로 작가는 이 역사적 격변기를 흥미진진한 이야기와 결부시켜 '나라와 백성을 위하는 자가 진정한 대협'이라는 주제의식을 부각시킨다.
이야기는 금나라 조왕에게 아버지를 잃은 주인공 곽정과 그를 흠모하는 여인 황용이 영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특히 칭기즈칸,왕중양,악비 장군등 실존 인물과 건곤오절로 불리는 동사 황약사,서독 구양봉,남제 단지흥,북개 홍칠공등 허구인물이 서로 부딪히며 독자들을 이야기속으로 빨아들인다.
'사조영웅전'에선 주인공 곽정이 여타 무협소설의 주인공들과 달리 다소 어수룩한 인물로 그려져 있는 점이 특징이다.
'남들이 한번 하면 나는 열번 연습한다'는 굳은 의지력과 '불가능한 줄 알면서도 행한다'는 뚝심과 추진력이 그의 아둔함을 극복해 주는 원동력이다.
주인공들뿐 아니라 조연급 인물들에게도 활기를 불어넣어 생동감 넘치게 표현한 데서도 작가 김용의 역량을 확인할 수 있다.
'사조영웅전'은 소설이 대히트를 치자 각종 영화와 드라마 게임등으로 제작돼 지금도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책을 펴낸 김영사는 한국에서도 인기몰이를 위해 비매품으로 제1권 1만부를 제작해 전국에 무료로 배포키로 했다.
출판사는 우선 무협마니아들을 1차 배포 대상자로 선정하고 다음카페의 무협동호회 '곽정과 양과'회원들에게 1천부를 증정할 계획이다.
또 조만간 사조영웅전 공식 홈페이지(www.sajohero.com)를 통해 회원들의 신청을 받기로 했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