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41
수정2006.04.01 23:44
백반증을 서양의학에서는 피부과 질환으로 보며 치료방법도 주로 자외선을 쬐거나 약물을 바르고 레이저나 피부이식 같은 방법을 사용한다.
반면에 한의학에서는 백반증을 전신성 내과질환으로 보기 때문에 피부와 관련된 신체의 전반적인 기능과 상태를 감안, 먹는 한약이나 침으로 환자의 전체적인 신체기능을 조정하고 회복하는 치료를 한다.
대표적인 서양의학적 치료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작용도 만만치 않으므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환자 자신이 스스로 결정하기보다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꾸준히 치료받아야 한다.
# 광화학 치료
백반증을 치료받기 위해 피부과를 찾으면 가장 먼저 권하는 방법이 광화학 치료(PUVA)다.
이는 광선인 자외선(UV)과 소라렌(psoralen)이란 약을 함께 사용한다.
광화학에 의해 자극받은 멜라닌 세포의 성장을 유도하고 멜라닌 색소가 없는 피부층으로 이동시켜 백반 부위를 정상 피부처럼 만드는 것이다.
백반 부위가 전체 피부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치료법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보통은 백반 부위에 약을 바르고 3백20∼4백㎚(나노미터는 10억분의 1m) 파장의 자외선을 쬔다.
백반 부위가 전체 피부의 10% 이하일 경우에는 약을 바른 뒤 햇빛에 노출시키는 방법도 사용한다.
1주일에 2∼3회 정도 3개월 치료를 했는데도 반응이 없으면 치료를 중단하는게 좋다.
그러나 이 기간동안 효과가 있으면 1년 정도 치료를 연장할 수 있지만 3년 동안 치료하면 암발생 가능성이 높아지므로 1년 이상의 치료를 받는 것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
치료를 시작하면 정상 피부와 백반 부위 경계선에서 작은 검은색 반점이 나타나기 시작해 조금씩 백반 부위가 좁아진다.
치료를 계속하면 작은 검은 반점이 커져서 백반 부위가 더 줄어들고 좁아지면서 흰 점이 사라지게 된다.
광화학치료의 효과가 좋은 부위는 얼굴과 목이며 몸통과 사지부위(손 발가락 제외)는 중간정도, 가장 어려운 곳이 손과 발가락 입술 등이다.
어린이들에게 효과가 좋으며 백반 부위에 색소가 재생되는 과정이 느리기 때문에 치료횟수가 많을수록, 기간이 길수록 효과가 좋다.
문제는 치료하는 중에는 효과가 있는듯 하다가도 치료를 중단하거나 소홀히 하거나,완치 후에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치료됐던 곳이나 다른 부위에 백반증이 생긴다는 것이다.
또 구토 두통 등 급성부작용과 장기간 치료에 따른 피부암 백내장 발생 우려가 있다.
# 엑시머 레이저
백반증 치료에 최근 엑시머 레이저가 새로 도입됐다.
엑시머 레이저는 백반증에 가장 효과적인 3백8㎚ 파장의 빛 만을 증폭해 환부에 조사(照射)함으로써 피부 깊숙이 존재하는 멜라닌 세포를 자극하는 방법이다.
지난 2001년 이 레이저는 백반증 치료에 대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았다.
류지호 아름다운나라 피부과 성형외과 원장(1588-1590)은 "엑시머 레이저는 기존의 치료법에 비해 빠르게 멜라닌 생성을 일으키므로 효과적이고 빠르게 색소 침착을 유도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엑시머 레이저는 정상 피부에는 레이저빔을 노출시키지 않고 멜라닌 색소가 필요한 부위에만 빛을 전달할 수 있어 일반 광치료기에 비해 더 높은 에너지를 전달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레이저 빛이 가지는 고유한 특성에 의해 정상 피부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으며, 치료 기간도 기존 방법보다 2분의 1∼3분의 1 이하로 줄일 수 있다.
구토 피부노화 등 많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엑시머 레이저는 주 2∼3회 간격으로 한두달 정도 치료하면 점 모양의 반점이 생기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얼굴의 경우 엑시머 레이저로 4∼5개월 정도만 치료하면 75% 이상 호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표피이식술
백반증이 있는 부위에 정상 피부의 표피만을 이식하는 방법이다.
표피만을 이식하므로 피부이식과는 달리 특별한 마취나 입원이 필요없다.
다리의 안쪽 등 노출되지 않는 정상적인 피부에서 박리시킨 얇은 표피를 백반증이 있는 부위에 붙여준다.
이유득 강남 이지함 피부과 원장(02-567-5321)은 "표피이식술은 그동안 치료를 포기하거나 바르는 약, 먹는 약, 광선치료로 효과를 보지 못한 난치성 백반증 환자에게 좋다"며 "시술 후 약간의 자외선 치료가 필요하나 치료시 통증이 거의 없고 치료 후 일상생활도 지장을 받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르는 약, 먹는 약, 광선 치료를 6개월 이상 받아야 하는 백반증 환자나 백반증 부위가 3개월 이상 커지거나 악화되지 않는 경우 이 시술을 받을 수 있다.
또 백반증 부위가 커지고 있더라도 표피이식 후 약물 및 광선 치료를 함께 받으면 빠른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표피이식은 수술 중에 출혈이 없으며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것이 큰 장점이다.
피부이식은 피부전층(두께 2mm)을 메스로 잘라서 떼어낸 다음 병소에 붙이는 수술이므로 흉터가 남는다.
피부는 표피, 진피(콜라겐섬유, 땀샘, 혈관, 모낭), 피하지방 모두를 포함하는 것으로 두께는 2~3mm 정도다.
표피는 각질층을 포함하는 피부 바깥쪽 얇은 층을 가리킨다.
두께는 0.05mm 정도다.
이 곳에 색소 세포인 멜라닌 세포가 있으므로 색소를 만들어 주는 능력이 있다.
시술에는 이틀이 걸리며 입원이나 마취는 필요없다.
이식하기 전날 백반증 부위에 액체질소 또는 고체 이산화탄소로 5분 정도 냉동처치하면 밤사이에 물집이 잡힌다.
이식치료 당일에 채취할 정상 피부에 수포를 10~30개 만든다.
백반증 부위에 생긴 물집을 제거하고 건강한 표피를 떼어내 붙이고 잘 덮어 준다.
병변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이식 과정만 1시간 소요된다.
수술한지 4~7일이 지난 뒤에 추가적인 광선 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대체로 이식 3주후부터 이식된 색소세포가 잘 퍼지도록 광선치료를 한다.
김문권 기자 m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