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에 처한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공업이 본격적인 경영재건 작업에 나선다. 국내 생산거점을 두곳으로 축소하고 동남아 등지에 있는 해외 합작사업의 매각을 통해 비용절감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롤프 에크로트 최고경영자(CEO) 등 톱 경영진도 퇴진시키기로 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16일 국내외 생산체제를 향후 3년내 슬림화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경영재건계획(초안)을 발표했다. 현재 3곳인 국내 완성차조립공장 중 자회사(파제로제조)의 생산라인을 중국 등지로 이전,국내 생산거점을 오카자키공장(승용차 미니밴)과 미즈시마제작소(경자동차)의 양대체제로 재편한다는 계획이다. 또 전액출자한 부품자회사인 비시와금속공업을 9억엔에 매각하는 등 투자 대비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대거 정리하기로 했다. 동남아사업도 매각대상에 포함시켰다. 현재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 흩어져 있는 합작생산 공장들을 3년내 대부분 매각하고,태국(픽업트럭)을 동남아 생산거점으로 중점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신경영계획이 발효되는 오는 4월을 전후해 에크로트 사장과 해외사업을 총괄해온 스티븐 트로크 부사장(52)을 동반 퇴진시킬 예정이다.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미쓰비시그룹에 2천억엔 규모의 긴급 증자를 요청한 상태에서 인적쇄신을 통한 자구의지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다. 후임은 최대주주인 다임러측에 파견을 요청하기로 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북미시장 판촉을 위해 공격적으로 할부금융에 나선 결과 대규모 미회수 사태를 빚으면서 지난해 9월 반기결산에서 일본 업체로는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게다가 콜트 등 최신형 자동차의 판매부진까지 겹쳐 올 3월 반기결산 역시 1백10억엔의 적자가 예상된다. 우종근 기자 rgbac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