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18일자) 기업이 직접 나선 맞춤인력 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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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인력을 직접 육성하겠다고 나서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국내 최대 자동차부품업체 ㈜만도가 경북대와 공동으로 학부생을 선발,학교측과 공동 개설한 실무과목을 교육시킨 후 채용까지 맡는 이른바 '만도트랙'을 마련한 것은 좋은 사례라 할 것이다.
이런 성격의 프로그램들이 국가 전체적으로 확산된다면 기업경쟁력 차원에서 뿐만 아니라 청년실업, 지방대 기피 등 심각한 사회적 문제 해결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이 직접 나설 수밖에 없는 배경은 충분히 짐작할 만하다.
신입사원들의 재교육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을 더 이상 두고만 볼 수 없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일 것이다.
한마디로 대학의 개혁이 더디기만 한 상황에서 아쉬운 쪽이 먼저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선 셈이다.
만도의 경우도 그렇다.
오상수 ㈜만도 사장의 말대로 자동차부품산업은 기계뿐 아니라 전자분야가 점점 중요해지고 있어 이 두 분야를 동시에 이해하는 인력이 절실하지만 국내 대학 중에는 그런 커리큘럼을 갖고 있는 데가 없더라는 것이다.
산업은 경계가 모호질 정도로 융합이 일어나고 있지만 이에 대응할 교육프로그램 도입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다.
학과간,학문분야간 뿌리깊은 장벽때문이다.
이런 문화가 변하지 않는 한 수요자 중심 교육을 기대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봐야 한다.
만도트랙 같은 프로그램이 처음 나온 건 물론 아니다.
삼성전자 LG전자 등은 보다 일찍 나선 경우다.
삼성전자는 97년부터 한양대(소프트웨어) 연세대(디지털융합) 고려대(통신) 성균관대(반도체) 등과 공동으로 학부과정을 개설,실무교육을 해왔다.
LG전자 역시 대학과 '특약학과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만도트랙은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확산될 것임을 예고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만도트랙이 경북대와의 협력이라는 점도 관심을 끈다.
지방대 위기가 거론될 때마다 나왔던 얘기가 특성화였다.만약 특성화가 맞춤형 인력양성 프로그램과 연계된다면 지방대도 얼마든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생각이다.
지방대 기피의 결정적 이유인 저조한 취업률 측면에서도 좋은 대안임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젠 법적 토대도 갖췄다.
산업교육진흥법이 개정되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맞춤학과'를 대학에 신설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학 스스로 변하는게 더 좋은 일일는지 모르겠지만 기업이 먼저 다가가서라도 대학과 기업간 연계가 촉진된다면 국가경쟁력 측면에서도 다행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