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시대…앞서가는 농업벤처] (1) '이제는 농업경영혁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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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동의안 국회 통과로 우리나라는 고부가가치의 공산품을 칠레에 무관세로 수출, 중남미시장의 진출 교두보를 마련하는 동시에 'FTA 소외국'이라는 국제적 망신도 면하게 됐다.
하지만 농업분야는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쌀 사과 배 등 민감한 품목은 협상에서 제외돼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지만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시장개방이 이뤄지는 포도 등 과수와 축산부문은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한국경제신문은 현 농업에 대한 비관론을 깨고 '성공 스토리'를 일궈낸 농업벤처를 발굴, 개방시대를 극복하는 이들의 경영비결과 성공 노하우를 통해 21세기 한국 농업의 혁신 방안을 모색해 본다.
◆ 한국농업의 시험대 FTA =세계적 과실류 수출국인 칠레는 포도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24%로 2위, 키위가 17%로 3위를 차지하는 등 탄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포도의 경우 비수기인 11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46%의 현행 관세를 10년간 매년 10%씩 낮추는 계절관세를 적용한다.
하지만 하우스 포도 농가의 경우 출하시기가 3∼6월로 이와 겹치기 때문에 큰 피해가 예상된다.
여기에 계절관세를 도입할 경우 현재 5∼6월 중 수입되던 칠레산 포도의 일부는 관세가 낮은 기간으로 몰려 피해는 장기적으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10년내 관세가 철폐되는 복숭아도 식물검역에 따라 향후 5∼6년간 수입이 어려울 전망이지만 과육이 딱딱해 저장성이 우수하고 가격이 저렴해 국내 과실 시장잠식이 우려된다.
재정경제부가 작성한 '한ㆍ칠레 FTA 및 DDA 협상과 우리농업'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한ㆍ칠레 FTA 체결로 국내 농업이 앞으로 10년간 입게 될 직ㆍ간접 피해규모는 5천8백6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 "농업벤처만이 살길" =전문가들은 다가오는 시장개방에 대비해 농가들이 보다 다양한 친환경 특화농산물을 개발해 승부를 걸어야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김정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농업인 자체적으로 규모화를 통한 비용혁신, 신수요 창출을 통한 상품혁신, 유통 효율성 제고를 통한 마케팅혁신, 고객만족을 지향하는 서비스혁신 등 4대 혁신을 통해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며 "벤처농업이 특별한게 아니라 이같은 부문에서 변화를 일궈내 제품의 차별화 및 비용의 최소화를 이끌어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과 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한국농업의 현실과 비전'에 따르면 한국 농업이 향후 좇아야 할 방향은 △경영규모 확대와 협동조합의 사업연합 등을 통해 비용을 낮추고 △새 품종과 기술을 채용, 차별화된 농산물을 개발해 틈새시장을 개척해야 한다.
또 △전자상거래 등을 통한 직거래 활성화 △농산물 외 여가ㆍ휴식공간 등의 서비스로 탈바꿈시키는 사고의 전환도 필요하다.
임상택ㆍ정인설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