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갑 하나로 연간 4백만달러가 넘는 수출실적을 거둔 중소기업이 있어 화제다. 경북 칠곡의 ㈜시온글러브는 지난해 미국 일본 독일 폴란드 등 10여개국에 4백20만달러 어치의 면장갑을 수출했다. 고무나 폴리우레탄을 면 또는 나일론 소재 장갑에 코팅한 이 회사 제품은 주로 공사현장이나 생산공장에서 쓰인다. 2001년만 해도 50만달러에 불과하던 수출액은 KOTRA의 해외무역관을 지사처럼 활용하면서 급증해 2년만에 8배 이상 실적이 증가했다. 시온글러브는 처음에 시카고와 베를린 무역관을 통해 시장개척에 성공한 뒤 2002년엔 밀라노와 파리로 공략 대상을 넓혔다. 지난해부터는 런던과 나고야의 KOTRA 무역관도 이용하기 시작했다. 현재 미국에선 홈디포 월마트 등 대형 유통매장에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으로 제품을 공급 중이며 폴란드에선 면장갑 시장의 45%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 김원환 사장은 "KOTRA 무역관을 통해 현지 바이어들에게 회사와 제품의 신뢰도를 높인 게 주효했다"며 "중소기업으로서는 해외판로를 걱정할 필요 없이 제품 개발에 몰두할 수 있어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무역관 1곳을 지사로 활용하는데 드는 비용은 연간 2백만∼2백50만여원으로 싼 편이지만 KOTRA의 전담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더 많은 무역관을 이용할 수 없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한편 시온글러브는 올해부터는 면장갑 이외에 나일론과 다이니마(끊어지지 않는 실) 소재 장갑에 폴리우레탄을 코팅한 신제품 수출에도 주력할 계획이다. 수출단가가 면장갑(1백50∼4백원)보다 최고 10배나 높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70억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했다. 회사측은 올해 수출액이 7백만달러를 웃돌 것으로 기대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