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일자리가 빠져나가는 것보다 점점 떨어지고 있는 학력이 미국 경제가 안고 있는 더 큰 문제다." 앨런 그린스펀 미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논란이 되고 있는 '일자리 아웃소싱'을 미국 학생들의 부진한 수학실력 문제로 접근,주목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7일 보도했다. 그는 최근 상원에 출석,"미국인들의 생활수준을 위협하는 것은 인도와 중국 등 아시아로 일자리가 유출되는 것이 아니라,미국의 교육수준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학생들의 형편없는 수학실력을 실례로 들었다. 지난 1999년 38개국을 대상으로 8학년(중학교 2학년)의 수학능력을 조사한 결과 미국은 겨우 19위에 머물렀다는 것이다. 이는 '톱5'에 오른 싱가포르 한국 대만 홍콩 일본에 비해서는 물론,지난 1995년 세계 각국의 초등학교 4학년 수학실력 조사 때 미국이 차지한 7위보다도 크게 떨어졌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인도 소프트웨어기술자의 평균 연봉이 2만달러인 데 반해,미국에서 같은 수준의 인력을 고용하려면 최소 7만5천달러가 소요된다"며 "이런 상황에서 인텔이 인도사람을 쓴다고 비난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노동력이 비싸더라도 그만큼 숙련돼 있다면 문제가 다를 수 있으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덧붙였다. 결국 학생들의 수학실력을 끌어올려 근로자들의 숙련도를 향상시키면 일자리의 해외 아웃소싱 문제도 저절로 해결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정훈 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