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증시에선 FTA(자유무역협정) 효과가 나타났다.


한·칠레간 자유무역협정(FTA)이 통과된 이후 처음 열린 이날 증시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의 주가가 움직였다.


현대자동차 LG전자 등 자동차·가전업종 관련 대표주가 수출 증대 기대감으로 동반상승했다.


세원텔레콤 등 휴대폰 관련주도 오름세를 탔다.


수출 증가에 따라 물동량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에 따라 조선주들도 상승대열에 가세했다.


전문가들은 FTA 효과는 단기적인 '깜짝상승'보다는 수출 여건 개선 등 중장기적으로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가전·휴대폰이 최대 수혜


교보증권 황성진 연구원은 "오는 4월 한·칠레 FTA 협정 발효로 자동차 TV 휴대폰 등이 무관세로 수출돼 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며 "칠레는 물론 중남미 지역 수출이 호조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원증권 서성문 연구원은 "자동차의 경우 그동안 FTA 국회비준이 지연되면서 최고 25%까지 올라갔던 국산자동차의 칠레시장 점유율이 18.8%까지 떨어졌다"며 협정이 발효되면 과거의 시장점유율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증시에선 이같은 기대감을 반영,현대차현대모비스 주가가 3.11%와 4.61%의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기아차도 1.93% 올랐다.


국내 가전업계도 칠레시장 공략에 좋은 기회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가전비중이 높은 LG전자가 대표 수혜종목으로 꼽혔다.


LG전자는 이번 FTA 체결로 영상가전 세탁기 냉장고 등 프리미엄 제품군의 칠레 수출이 20%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측됐다.


이같은 호재를 반영,LG전자 주가는 5.10%의 급등세를 나타냈다.


휴대폰도 수출 확대가 예상돼 중남미 수출이 많은 세원텔레콤은 이날 상한가로 치솟았고 텔슨전자 5.61%,VK 6.87%,팬택 0.59% 등이 상승세를 보였다.


◆중장기 효과 기대


현대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칠레의 수출입 비중은 작년 1∼11월을 기준으로 0.3%와 0.6%,중남미도 4.7%와 2.6%에 지나지 않아 단기 효과는 미미하다"며 "그러나 중남미 진출 교두보 확보와 다른 나라와의 FTA 체결 가속화 등을 고려할 때 전반적인 수출 여건 개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동차업종의 경우도 현재 국산 자동차 수출에서 칠레가 차지하는 비중이 금액을 기준으로 0.9%(2003년)에 불과해 이번 FTA 체결에 따른 단기적 수출증가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현대측은 지적했다.


다른 중남미 국가와의 FTA 체결 가능성이 높아져 이 지역에 대한 국산 제품 수출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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