崔대표 "불법대선자금은 昌 책임 불출마ㆍ대표퇴진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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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최병렬 대표는 17일 불법 대선 자금 문제와 관련,이회창 전 총재의 책임론을 정면으로 제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
최 대표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 참석,"누가 보더라도 불법 대선자금의 중심에는 이 전 총재가 있다"며 "이 전 총재가 사전에 (불법 대선자금 문제를) 알았다거나 몰랐다거나 하는 것은 핵심이 아니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이 전 총재께서는 대선자금의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있으며 감옥에 가더라도 본인이 가겠다고 한 바 있다"며 "그럼에도 한나라당이 대선자금의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고 깊이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같은 최 대표의 발언은 불법 대선 자금문제의 책임이 이 전 총재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사실상 '절연'을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또 총선을 눈앞에 두고 이 전 총재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 것이다.
최 대표는 당초 기조 연설 초안에 "이 전 총재가 감옥에 가야할 시점" 등 좀 더 과감한 표현을 넣었지만,상임운영위원회 회의 과정에서 '책임론 제기'수준으로 완화된 것으로 전해졌다.
최 대표는 소장파들이 제기한 자신의 총선 불출마나 대표직 사퇴 문제 등과 관련,"총선에 안나가면 무슨 힘으로 당을 이끌고 지휘하겠는가.4월 총선을 내 책임하에 치르겠다"며 단호하게 반대했다.
그는 다만 "총선에서 한나라당이 원내 1당이 못되면 국회의원에 당선되더라도 의원직을 사퇴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가장 유리한 지역인 서울 강남갑구를 다른사람에게 주고 비례대표로 가든지 다른 지역으로 가든지 당 공천심사위 결정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서청원 의원 석방요구결의안 가결에 대해 "진심으로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대표인 저의 책임"이라면서도 "서 의원도 지금 이 순간 국민의 분노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의원에게 모종의 조치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것이다.
이에 대해 소장파들은 '발끈'했다.
남경필 의원은 "낡은 정치를 탈바꿈시켜 국민에 새롭게 다가서기 위해 대표의 자기 희생을 요구했는데 토론회에서 최 대표는 이런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앞으로 누가 대표를 따라 가겠는가"라고 비판했다.
소장파들은 최악의 경우 집단탈당도 불사한다는 입장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진 10여명도 이날 밤 만찬 모임을 갖고 최 대표의 살신성인을 요구한 데 이어 18일 모종의 집단행동을 결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최 대표의 거취를 둘러싼 당내 갈등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