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티은행의 한미은행 인수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17일 금융계에 따르면 미국계 사모펀드인 칼라일은 빠르면 이번주 중에 씨티은행을 한미은행 지분매각 관련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 고위관계자는 "씨티은행이 한미은행 1대주주인 칼라일펀드 지분(36.6%)과 2대주주인 스탠다드차타드은행(9.76%) 지분을 인수키로 확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르면 이번주 중 공식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은행과 칼라일 펀드간의 막판 가격협상에서 돌발변수만 발생하지 않는다면 '세계 최대 상업은행'의 '한국시장 공략'이 올해부터 본격화 되는 셈이다.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 지점수는 이전 12개에서 2백37개로, 카드회원수는 70만명에서 4백20만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씨티은행 입장에서는 소매금융 영업확대를 위한 '인프라'를 갖추는 셈이다.
첨단 금융기법과 막대한 자본을 갖춘 씨티은행이 영업 인프라를 확보함에 따라 국내 은행권의 판도는 국민ㆍ신한은행 등 국내 은행과 씨티-한미은행 간의 치열한 경쟁체제로 바뀔 전망이다.
은행관계자는 "지금까지 제일은행·
외환은행 등 국내 은행을 인수한 외국계 자본은 단기 차익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였다"며 "하지만 자본력과 영업력이 뛰어난 씨티은행이 한미은행을 인수하면 그 파괴력은 막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미은행 지분의 주당 인수가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금융권은 한미은행 현 주가인 1만4천∼1만6천원대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000년 한미은행 지분을 주당 6천8백원에 인수한 칼라일 컨소시엄은 3년여 만에 최소 1백%가 넘는 매각 차익을 거두게 된다.
김용준ㆍ최철규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