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는 데 나이가 문제가 되나요.죽을 때까지 배워야지요." '산수(傘壽)'의 고령으로 20일 단국대 식품영양학과에서 이학박사 학위를 받는 김기일 옹(80). 1925년 함경남도 이원군 동면 장문리에서 태어난 김옹은 45년 10월 남한으로 내려와 54년 서울대 수의학과를 졸업한 뒤 37년 동안 중·고교에서 생물 교사를 지냈다. 중학 생물 교과서를 저술하기도 했던 김옹은 배움에의 열정을 버리지 못해 86년 환갑인 61세의 나이로 한양대 교육대학원에서 생물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91년 서울 구정중학교 과학 주임을 마지막으로 교단에서 퇴임한 그는 정년퇴임 교원들을 위해 열린 특별강연에서 우연히 오줌을 마시며 건강을 관리하는 '요료법(尿療法)'을 접했다. 그는 이 건강비법을 직접 사용하기 시작했고 30년동안 앓아온 무좀이 사라지고 항상 초가을만 되면 트던 피부가 깨끗하게 가라앉는 현상을 경험했다. 이후 요료법이 언급된 '동의보감' 등 각종 고서와 일본에서 건너온 생물학 서적을 읽으며 이를 체계적으로 연구해보고 싶다는 소망을 안고 2000년 3월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백발의 그는 4년간 매일 오전 9시∼밤 9시까지 무거운 배낭을 메고 도서관과 실험실을 오가며 연구에 매진해 '요료법이 고혈압과 혈청지질에 미치는 영향'이란 논문으로 박사학위 심사를 통과했다. 그는 31∼80세 정상군과 고혈압군 성인 14명에게 요료법을 6개월간 시행케 한 결과 요료법이 고혈압군의 체중과 혈압 혈청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유의적으로 감소시킨다는 결론을 도출해냈다. 부인 박승봉씨와의 사이에 2남2녀와 손자 9명을 둔 그는 향후 노인대학과 기업체 등에서 건강 강의를 하며 건강 서적 등의 저술을 통해 요료법 확산에 힘쓸 계획이다. 최규술 기자 kyus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