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禍' 가시화 잇따라 경고 ‥ KDI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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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의 급부상으로 인해 국내 노동집약적 산업의 입지가 약화, 분배 및 고용구조가 위협받는 등 '중화(中禍ㆍ중국의 빠른 성장이 근린궁핍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현상'이 본격화되고 있다고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지적했다.
이에 앞서 현대경제연구원은 교역과 해외투자에서 한국의 대(對)중국 의존도가 갈수록 높아져 중국의 성장이 둔화될 경우 동반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중국 경제의 고속성장에 따른 대책을 촉구하는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다.
◆ 해외시장 중국이 급속 잠식
KDI가 18일 공개한 연구보고서 '한국의 산업경쟁력 종합연구'에 따르면 최근 9년간(1992∼2000년) 중국은 반도체 완성차 등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세계시장 점유율에서 이미 한국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전제품의 경우 92년에 3.1%에 불과하던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은 2000년 11.7%로 급등, 한국(6.8%)을 두 배 가까이 앞질렀다.
IT기기 전자부품에서도 중국은 2000년도에 각각 6.6%, 6.4%의 시장점유율을 기록, 한국(5.9%, 3.1%)을 따돌렸다.
한국은 반도체와 완성차 정도에서만 중국에 비교우위를 지키고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이 또한 불안정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중국과 한국은 최근 9년간 수출패턴이 비슷한 방향으로 바뀌고 있어 중국 산업의 부상은 곧 한국 산업의 추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서는 경고했다.
한국은 1992∼2000년중 주력 수출품이던 섬유ㆍ의류의 수출비중이 26%에서 12%로 급락한 반면, IT기기와 반도체의 수출비중은 13%와 9%에서 20%와 12%로 각각 상승했다.
중국 역시 섬유ㆍ의류의 비중이 42%에서 28%로 떨어진 반면, IT기기의 수출은 7%에서 16%에서 급등해 한국과 비슷한 변화추세를 보였다.
◆ 분배ㆍ고용도 악영향 우려
중국의 이같은 급성장은 향후 한국 경제의 성장잠재력은 물론 분배ㆍ고용문제도 악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무엇보다 중국 경제의 성장으로 인한 '중국 특수(特需)'가 국내의 일부 선도 기업에만 국한돼 산업간 양극화가 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무역과 해외투자에서 대중국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도 한국 경제의 불안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중국에 대한 의존도 심화는 △제조업 공동화 가속화 △'부메랑효과'에 따른 국내시장 잠식 △수출경쟁 심화 등으로 한국 경제의 내수기반 및 시스템의 안정성을 잠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