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1 23:45
수정2006.04.01 23:47
"미국과 일본의 과학계에서도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 성과에 커다란 관심을 보였습니다.앞으로 이어질 연구과정에서 서로 협력해 윈윈(win-win)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도록 온힘을 다하겠습니다."
미국 고등과학원 연례세미나에 참석,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 개발사례를 발표하고 18일 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황우석 서울대 교수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미국에서는 이번 발표를 계기로 자국 내에서 관련 연구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그러나 언론들은 이번 연구의 과학적 성과와 더불어 이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윤리적 문제에도 깊은 관심을 보였다"고 소개했다.
그는 "일본도 이 분야에서 많은 업적을 갖고 있습니다만 복제연구에 대한 규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서로 협력할 수 있는 분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황 교수는 "인간 배아줄기세포 개발로 장기 복제를 비롯한 생명공학 분야에서 한국 과학자들이 세계를 선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가슴 뿌듯하다"고 털어놨다.
그는 "연구 성과를 발표한 뒤 3일동안 2백50여개국 언론 매체와 인터뷰를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사이언스지 편집장이 기자회견에서 "오늘 영웅이 탄생했다"고 말했을 때는 연구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한꺼번에 사라지는 느낌이었다고 되돌아봤다.
뉴욕타임스,BBC 등 주요 언론들은 황 교수의 연구 결과를 '획기적'인 것으로 크게 다뤘으며 뉴욕타임스는 17일자에서 황 교수와의 인터뷰를 상세하게 보도하기도 했다.
황 교수는 "그동안 복제 소,광우병 저항성 소 등의 연구를 통해 축적해 온 기술과 경험이 큰 도움이 됐다"며 "특히 포기하지 않고 함께 한 연구 참여자들의 노고가 컸다"고 밝혔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졌었다.
생명공학 분야 권위자인 미국 피츠버그대의 제럴드 셰튼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인간 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문을 싣기도 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팀원들과 똘똘 뭉쳐 연구에 몰두한 끝에 마침내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윤리문제는 법적 제도적 바탕 위에 과학자 사회학자 시민 등이 함께 참여하는 검증시스템을 통해 해결돼야 합니다."
황 교수는 "한국도 인간복제와 관련된 엄격한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켰다"며 "생명공학 기술의 오·남용을 막는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간 복제 가능성에 대한 일부의 우려를 해결해줄 수 있는 장치 마련이 시급함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미국 등에서의 스카우트 제의와 관련,"앞으로도 한국에서 인간 배아줄기세포 연구에 전념할 것"이라고 잘라말했다.
장원락 기자 wr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