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그룹의 지배구조가 현행대로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 행장직을 분리하되 부회장 숫자를 줄여 의사결정 체계를 단일화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우리금융은 오는 3월26일 정기 주총을 열 예정이어서 늦어도 3월12일까지는 변경된 지배구조에 따른 경영진 선임이 이뤄질 전망이다. 이와 관련,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이 지난 17일 우리금융 경영진과 오찬을 함께 한 것으로 알려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와 금융감독원 등은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현행대로 분리하는 것이 낫다는 방향으로 의견을 정리, 조율작업을 벌이고 있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금융의 등기임원을 기존 4명(회장 및 우리은행장을 포함한 부회장 3명)에서 회장, 부회장(우리은행장 겸임), 감사 등 3명으로 줄이고 집행임원 2∼3명을 두는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감사원은 부회장 3명을 2명(우리은행장 겸임 1명과 총괄 부회장 1명)으로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었다. 정부는 가능하면 이달 중 지배구조 문제를 매듭짓고 경영진 인선에 착수할 계획이다. 우리금융은 주총이 오는 3월26일이고 주총 2주 전에는 이사 후보를 공시해야 하는 만큼 늦어도 3월12일까지는 회장 등 경영진을 확정해야 한다. 현재 우리금융 회장으로는 윤증현 아시아개발은행(ADB) 이사와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 김상훈 국민은행 회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우리은행장으로는 이덕훈 행장의 연임설이 도는 가운데 전광우 우리금융 부회장, 김종욱 우리은행 수석부행장 등 내부인사 기용설과 외부 영입설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정찬용 청와대 인사수석이 지난 17일 윤병철 우리금융 회장과 전광우, 민유성 부회장, 이덕훈 우리은행장, 엄종대 광주은행장, 강신철 경남은행장 등 경영진 6명과 함께 오찬을 한 것으로 확인돼 주목을 끌고 있다. 이 자리에서는 우리금융의 경영현황 등에 관한 얘기가 오갔으며 지배구조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는 그러나 이날 회동의 성격에 대해 "청와대가 일종의 '면접시험'을 본 것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