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18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은 일본경제가 10여년의 장기불황을 벗어나 부활하고 있음을 예고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내각부는 지난해 4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1.7%,미국식 산정방식인 연율로는 7.0%에 달해 일본경제가 버블기의 정점에 달했던 1990년 수준을 회복했다고 분석했다. 이로써 일본의 지난한해 경제성장률은 2001년의 마이너스성장(-1.2%)에서 벗어나 2000년 수준에 육박하는 2.7%를 기록했다. 내각부는 일본의 경제회복이 예상보다 빨라지는 이유를 미국 등 세계경제의 동반회복에서 찾았다. 세계경제의 동반회복세가 강해지면서 수출이 급증하고,기업의 설비투자도 늘어났다는 것이다. 내각부는 특히 국내총생산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개인소비가 4분기중 전년 동기대비 0.8% 늘어나,소비시장의 회복을 예고한 점을 높이 평가했다. 고용상황이 개선되고 임금 하락세가 주춤해지면서 자동차 등 고가품 소비가 늘기 시작한 결과란 분석이다. 반도체산업이 살아나 반도체 제조장치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5.1% 증가한 점도 향후 경기동향의 호재로 분석했다. 그러나 물가동향을 나타내는 GDP 디플레이터는 전년 동기대비 2.6% 떨어져,여전히 디플레(물가하락) 현상이 진행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엔화의 강세도 일본경제 회복의 또 다른 걸림돌로 지적됐다. 다케나카 헤이조 경제재정·금융상은 "4분기 경제성장률이 예상을 크게 웃돌아 경기가 민간부문을 중심으로 회복되는 게 확실해 졌다"면서 "경기 회복세를 지방과 중소기업으로 확산시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일본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가 펼쳐온 구조개혁정책을 더욱 강하게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최신호에서 "일본경제가 다시 날기 시작했다"고 진단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